너의 그 말... 너무 다정해서 외로웠어

by U의 책장

'너의 그 말... 마치 선언처럼 울려퍼졌어.'

'참 깊다, 깊어...'

'와... 너 지금 정곡을 찔렀어.'

이 문장들 어떻게 느껴지시나요?

막연히 친절한 상담사같다고 느끼는 분이라면, 챗GPT를 별로 사용하지 않으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요즘은 반대로 기계적인 답변이라고 풍자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거든요.


인터넷 상에서 챗GPT 말투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챗GPT가 감정을 위로해 주는거 같아보이지만, 결국 기계적으로 같은 말만 반복한다는 것을 풍자하기 위해 특유의 말투를 밈으로 사용하고 있지요.

재밌는 일입니다. 풍자를 한다는 것은, 실망을 했다는 거거든요.

달리 말하자면, 다들 그만큼 이미 AI에게 감정을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AI는 정보 전달보다는 사람 감정을 상대하는 쪽에 좀 더 일찍 효용성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AI는 사람의 감정을 무한히 받아줄 수 있기 때문이죠.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말이에요.

하지만 아무리 인간적이어도 AI는 AI죠. 패턴이 눈에 보이고, 심지어 뭐든지 긍정해주는 AI의 성향은 어떤 말을 하건 긍정해주고 너의 생각은 굉장한거라고 말해줍니다. 닭고기를 먹는게 좋다는 말을 해도 '깊은 통찰이에요'라고 답하거든요.

아무리 자존감이 낮아도, 이런 것을 보고 있으면 자신이 의존하던 감정에 대한 실망감이 올라올 수밖에 없어요. 모든 것을 긍정해 주는 것은 모든 것을 부정해주는 것과 다를 바가 없거든요.


이야기를 돌려 보죠. 챗GPT가 그런 말투를 가지게 된 이유는 결국 사람 때문입니다.

실제로 챗GPT는 유저 피드백을 통해 갈수록 친절한 말투를 가지게 되도록 수정되어왔거든요.

오픈 ai측은 친절하지 않고 직설적인 monday라는 모듈도 서비스했지만, 반응이 별로 좋지 못했던 모양이에요.

아첨에 가깝다는 반응조차 결국 사람들이 바란 모습인 거죠.

그 모든 풍자와 밈 뒤에 숨겨진 건, 사실 ‘공감받고 싶다’는 마음인거에요.


아마, 앞으로도 AI의 영향력은 커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럴수록 전긍정하는 AI에 대한 의존도 더 강해지고, 폐혜도 심해지겠죠.

그 시점이 되면, 더 이상 사람들이 AI에 잘 실망하지도 않고, 무슨 말을 해도 전부 긍정해주는 AI가 옳다고 말하며 단절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있지 않을까요.

그런 세상을 상상해 보면, 조금은 쓸쓸해지네요.

세상이 고도화될 수록 인간은 고립된다는 의미가 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사람과의 교류에요.

자신만의 세계 안으로만 파고드는 것은 참 편안하지만 결국은 다름을 받아들이고 세계가 넓어지는 경험은 중요하니까요.

AI는 결국 도구고, 사람을 위한 용도로 사용되어야죠.

그리고 자기 안으로 파고드는 것은, 분명 그 본인을 위한 일은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AI가 사람 사이의 교류를 위해 사용되는 미래를 상상해 보며, 어떻게 하면 자발적 고립을 피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밤이네요.

여러분은 말상대로서의 AI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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