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고생했어요
빨간 단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 숨어있는 것들을 볼 수 있다.
겨울을 견디고 봄이 와
푸릇푸릇하게 피어났을 첫 새싹.
우거진 여름 내내 온통 초록으로 물들였을 잎사귀
파랗게 파랗게 세상을 움켜잡고 영원할 것 같았던 시간이 지나
마침내 가을이 왔다.
빨갛게 빨갛게 물들어가는
푸르렀던 너.
너의 초록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었을까.
말 못할 일들 가슴 속 저며 들어
하루하루 쏟아지려는 마음을 부여잡고
견디고 견디어 빨갛게 물들었구나.
너는 결국 그렇게 가을을 만나버렸구나.
어쩔 수 없던 것들을 점점 내려놓고 조금씩 조금씩 저물어가는 단풍을 보며
눈물이 흘렀다.
정말 고생했어.
이젠 정말 쉬어도 돼.
모든 것은 흘러가니 이제 우린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