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 추억
롯데 타워를 지나갈 때면
끝도 보이지 않던 꼭대기를 가끔 바라보곤 했다.
보이지 않던 꼭대기를
아이와 함께
1층부터 123층까지 비상계단을 통해 올라가 봤다.
층별로 적힌 문구를 보며
9살 아이와 함께 읽어보고 마음속 다짐을 봤다.
10층 20층 30층 40층...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아이의 표정은 힘듦에서 즐거움으로 바뀌고 있었다.
그런 아이의 모습을 보니
인생도 어쩌면 계단을 올라가는 과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첫 시작은 목표가 보이지 않아 두려움반 설렘반으로 시작을 한다.
과정 속에서 포기도하고 싶고 후회도 하지만 꾹 참고 버티며
묵묵히 목표 달성을 위해 가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정상에 근접해 있는 모습을 보고
환호하고 대견함을 느끼게 된다.
아이가 목표했던 123층에 도착했을 때 표정은
스스로를 칭찬하고 앞으로 무언가를 할 때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모습이었다.
올라갈 땐 51분 정말 오래 걸렸다.
내갈 땐 엘리베이터를 타고 1분도 안 걸린 듯하다.
내려와서 다시 롯데타워를 올려다봤다.
올라가서 내려올 때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올라가면서 느꼈던 수많은 감정이
내려올 때 허무함이 들었다.
우린 가끔 무언가를 할 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시작과 과정
그리고 목표를 달성했던 부분들만 이야기를 한다.
그 뒤에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잘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목표 달성 후 깨닫는 부분들이 다를 것이다.
비워져야 다시 무언가를 채우듯이
허무함이라는 생각 뒤엔 또 다른 무언가를 채우기 위한 도전의 시작이라는 걸
생각해 봤다.
오늘 내 기억 속 추억이 훗날 세월이 흘러 나에게 어떤 교훈을 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