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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진이 Apr 12. 2024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서야, 나를 인정합니다

누군가는 나의 모습 있는 그대로 받아주기를 바라면서 사실은 나조차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주지도, 받아주지 못했다는걸 깨달은지 얼마 되지 않았다. 어떤 날 누군가의 카메라에 담긴 나의 모습은 내 마음에 들었지만, 어떤 날의 나의 모습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떤 나는 날씬했고 어떤 날은 거대했다. 어떤 나는 얼굴이 상당히 길었고.. (긴얼굴은 인정...) 어떤날은 주근깨가 얼굴을 덮었다... ㅠ.ㅠ


내가 생각한 괜찮은 내 모습만 나라고 생각했고, 내 생각과 다른 내 모습은 내가 아니라고 부정했다. 가령 몇키로 이상은 절대 넘기면 안돼, 라고 지켜왔던 몸무게를 넘어가면 이건 원래의 내 무게가 아니라고 생각하는것, 그래서 그걸 돌려놓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뼈말라 무게는 아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절대 54밑으로는 안내려 가는 너란 지방..ㅋㅋㅋ)


피곤해서 지친 나도 나이고, 깊어지는 팔자주름의 나도 나인데.. 늘 최상의 나만. 내가 생각하는 내 모습만 나라고 생각했던게 나를 인정하지 못하는 일인지 전혀 몰랐다. 내 생각과 다른 나를 부정했고, 나에겐 없는데 누군가는 가진걸 보면 나도 저걸 가졌어야 하는 사람인데.. 나도 저걸 할수 있는 사람인데.. 하며 언젠가의 나, 내가 아닌 나의 모습을 갈망하는 것에 내 에너지가 고갈되는것 조차 몰랐다.

(물론 지금보다 더 나아진 나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에너지낭비는 아니지만, 먼저 나에 대한 인정이 없다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더 나은 나를 위해 하는 노력.. 좀 더 건강하고 멋진 나를 위한 운동이나, 관리, 나이가 들어서도 원하는 옷을 마음껏 입고 패셔너블한 할머니가 되기 위한 노력, 눈은 노안이 올지라도(ㅠㅠ) 계속 책을 읽고, 적어도 지금 유행하는것 하나 정도는 아는 센스, 아줌마가 되었을지라도 소녀소녀한 감성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면 그렇게 살아가는 것.. 그런게 헛되다는게 아니다. 오히려 시간이 갈 수록 나를 위한 노력이 더더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근데 출발선이 있어야 하는것 같다. 지금의 나를 인정하는 출발선.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알고 시작하는 출발선. 나는 1번 트랙에 서야 하는데, 자꾸 2번 3번트랙을 기웃거리거나, 동네 개천 산책코스정도 걷는 실력인데 기안84 보면서 ㅋㅋ 갑자기 마라톤에 도전한다거나..ㅎㅎ 그런 무모한 짓은 하지 않도록 나를 알아차리는 것.

그러나 노력한다면 언젠가 기안84처럼 마라톤에도 도전할수 있겠지. ㅎㅎ


예를 들어, 등이 굽은 나를 발견했다면.. (응 발견함ㅋ) 아 !! 나는 왜 등이굽은거야!!!!! 내가 낙타야 뭐야!!!! 가 아니라.. 아 등이 굽었네? 자세가 안좋았구나, 조금씩 의식해서 자세를 고쳐보자.

이런 마인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천리길도 한걸음 부터...ㅎㅎ 가마 열기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주절주절 적어보았네.


꽃 앞에서 신난 나도, 여행이 쩔어~~ 지친 나도..... 팔자주름이 깊어지는 나도, 모두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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