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서울이 아니여도 괜찮아
내가 지금 어디쯤에 있는지 나의 위치를 확인하는 시간들이 한번쯤은 필요하다.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이 종로라면, 내가 서 있는 역은 어디쯤인지 알아야 종로로 가는 가장 빠른길, 정확한 길을 알수 있을테니 말이다. 지금 나의 위치가 서울조차 아니라면, 종로까지의 길은 더 멀것이다. 내가 부산이나 대구 그 어딘가에서 종로를 찾아 헤맨다면 그 길은 너무 멀어 돌아가는 시간이 길어지겠지.
하지만 나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은 때론 두려운 일, 미루고 싶은 일, 적어도 지금은 알고 싶지 않은 일 일수 있다. 내가 목적한 거리와 얼마나 멀리 있는지 안다는 것은 가야할 길에 대한 막연하고 답답한 마음을 안겨주거나 내 현실에 절망을 안겨주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빨리 알아채야만 시간이 단축될 것이 틀림없다.
나는 지금 어디에 서있는지 잘 모르겠다. 내가 원하는 곳이 종로인지도 모르겠다. 지금보다 조금 어렸을 때의 나는, 내가 무조건 서울에 있을거라 생각했었다. 내가 가야할 곳도 꼭 종로여야만 한다고 생각했고, 어쩌면 정말 어쩌면- 내가 있는 곳이 서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늘 부정했던것 같다.
그 시절의 나는 서울에 살았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그래서 종로로 가는 길이 너무 멀었다는 것을 나이를 먹고나니 이제야 깨달아 가는것 같다. 내 삶이 꼭 종로를 향해야 하는것도, 꼭 강남을 향해야 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 보며,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의 행복을 누리는 사람이 되길 또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