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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는 소리

나뭇잎 향기가 너무 좋은 요즈음 가던 길을 멈추고 사색에 잠겨봅니다

by 차순옥


성큼 다가온 가을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보니

한결 높고 맑아졌습니다

어느새 울긋불긋한 잎들이 햇살을

받으며 반짝이고

지나가던 바람에 춤을 춥니다

손 끝에 닿는 바람은 서늘 하지만

그 안엔 여름의 열기와 그리움이 남아있습니다


나무들은 조용히 자신을 비워내며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이별을 준비합니다


길 위에 수북이 쌓인 나뭇잎들을 밟을 때마다

나뭇잎 향기가 나를 고향으로 데려갑니다

아련히 보이는 어머니 모습

짙어 가는 가을 속에서

나도 천천히 물들어 갑니다


누군가에게 따뜻한 빛이 되고

스스로에게도 고요한 위로가 되는 색으로


이 아름다운 계절의 한가운데서

나는 다시 배우고 있습니다


비워내야만 더 깊어지는 마음

감사해야만 더 풍성해지며

아름답게 물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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