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 갈 줄 알게 되었고,
가져갈 것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해가 바뀌기 전,
우리는 늘 무엇을 더 가져갈지 생각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무엇을 두고 가야 하는지를 아는 일이
훨씬 중요해진다.
2025년을 보내며
나는 처음으로 이렇게 말해본다.
이제는 애쓰지 않아도 된다
젊을 때는
참는 것이 미덕이었고
버티는 것이 책임이었다.
아파도 웃었고
힘들어도 “괜찮다”는 말을 먼저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되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는 것은
강함이 아니라 무모함이라는 것을.
마음을 돌보지 않는 인내는
결국 나를 소진시킨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2025년에
과한 책임감과
쓸모없는 죄책감,
이미 끝난 일에 대한 후회를
조용히 내려놓기로 했다.
이제는 모두를 만족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사람으로 살기로 했다.
대신 가져가고 싶은 것이 있다.
아침에 눈을 뜰 수 있음에 대한 감사,
느리게 걸어도 괜찮다는 여유,
배우고 싶어 하는 마음,
그리고 여전히 누군가에게
따뜻한 말을 건넬 수 있는 다정함.
나이가 들었다는 것은
무언가를 포기하는 일이 아니라
삶의 본질에 가까워지는 일이라는 것을
2025년이 가르쳐 주었다.
앞으로의 시간에는
더 많이 가지려 애쓰지 않겠다.
대신 더 가볍게,
더 단단하게,
더 품격 있게 살아가고 싶다.
나는 이제 안다.
삶은 쌓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내려놓은 후에
비로소 드러난다는 것을.
2026년의 문 앞에서
나는 이렇게 서 있다.
버릴 것을 버리고,
가져갈 것을 분명히 안 채로.
그리고 이 마음이면
남은 인생도
충분히 잘 살아갈 수 있으리라
조용히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