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사랑해

by 리현남

자식에게서 나의 모습을 볼 때만큼 이상한 느낌을 받는 적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나와 닮은 그 모습이 내가 끔찍이도 싫어하는, 아니면, 내가 반드시 고쳤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나의 단점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내가 나의 아이를 낳아 길러보니 이제야 나의 유년시절의 나를 알겠고, 내 성격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알겠고, 그게 왜 문제인지 알겠다. 다만, 이걸 어떻게 해야 고쳐질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다. 내 아이의 문제점은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같은. 또는 유사한 것이고, 나 자신도 아직 그것을 고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기에 아이가 잘못되거나 고쳤으면 하는 행동을 할 때마다 다그치고, 화를 내고,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답을 내어 아이를 설득해 보지만 실제 그것이 아이가 생각하기에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인지, 맞는 것인지, 오해의 소지는 없는지 알 수가 없다. 아이에게 하는 말이 당장 나에게도 필요한 말이지만 고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내 아이의 문제도 쉬이 고쳐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아이의 잘못된. 혹은 그렇다고 내가 생각하는 그런 행동을 볼 때마다 너무 스트레스받지만, 어쩔 수 없다. 나를 닮은 것인데 아이를 탓하고 혼내봐야 아이는 모를 것이다. 왜 혼나는지. 나에게, 와이프에게 물려받은 것인데. 아이를 혼낼 때마다, 화를 내고 다그칠 때마다 혼란스럽고, 속상하고 미안하다.


네댓 살의 어린 나이에 뭐 그렇게 혼날 일이 있다고. 아이들이니 뻔히 보이는 거짓말도 하고, 장난도 치고, 실수도 하는 것 일 텐데. 뭐 그렇게 바르게 키워보겠다고, 남들에게 손가락질받지 않게 키워보겠다고 혼내고 했던 것인지. 그래서 첫째가 지금도 나와 와이프 앞에서 조금은 주눅 들어 보이는 때가 있는 것인지 마음이 아플 때가 많다. 그나마 첫째를 키우면서 깨달은 바가 있어 둘째는 크게 뭐라고 하지 않고 키웠다. 어머니께서는 네가 그러니까 둘째가 저렇게 버르장머리가 없지라고 하시지만.


다시 그 시절로, 첫째가 겨우 서서 아빠라는 말을 하고, 나와 눈을 맞추고, 나를 바라보며 참 잘 웃어주던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지금까지 주었던 사랑보다 더 많은 사랑을 주고 키울 수 있을까. 아이가 오해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훈아 엄마 아빠는 너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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