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토리 kim Sep 06. 2022

#2 여자의 감기 '자궁근종' 발견부터 수술까지

.

.

.

.

생리가 끝난 후 다시 찾아간 병원에서는 삼일 후 용종(폴립)들과 함께 근종들을 떼어내기로 했다. 복강경 수술로 진행하기로 했다. 복강경 수술은 배에 구멍을 내어 수술 기구들과 가스들을 주입 후 배 안에서 근종들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바로 다음날 MRI를 찍었는데 찍기 전 놔주는 엉덩이 주사 정말 아팠다..주사를 맞은 후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고, 눈물이 핑 돌았는데 진.짜 아팠다. 이 주사는 장기들의 움직임을 최소화시키는 주사라고 말해줬다. 그렇게 엉덩이 주사를 맞은 후 링거를 꽂고 10~15분간 대기후 MRI를 찍었다. MRI 찍는건 별거 없고 중간에 '조영제'라는 약물을 투여하는데 투여하는 순간 온 몸이 차갑게 느껴지고 2분쯤 지났을때엔 구토증상이 정말 심했다. 


나는 여기다 토하면 안돼! 라는 생각으로 의료진을 격렬하게 불렀고, 의료진은 바로 달려와서 마스크를 빼준 후 심호흡을 천천히 해보라고 권했다. 천천히 심호흡을 하니 구토 증상은 조금 잠잠해 지긴 했다. 그렇게 우역곡절 MRI 촬영을 마친 후 나는 주말을 보낸 다음 월요일에 수술날을 기다렸다. 


수술 당일이 되어 병원에 가 간호사의 설명을 듣는데 눈물이 계속 쏟아져 나왔다. 두려움과 서러움에 계속해서 울었고, 간호사분께서는 수술 중 간단한 수술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나를 안심 시켜주었다. 


입원 병동으로 올라간 후 나는 수술을 기다렸다.  보통 드라마에서 보면 병원 침대에 누워서 수술실에 들어가지만 시간이 되자 나는 내 발로 수술실을 뚜벅뚜벅 걸어들어갔다. 수술실 탈의실에서 수술복장으로 옷을 갈아입고 병원 침대에 누운후 링거를 맞고 잠시 대기했다. 


대기할때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자 수술하기가 정말 무서워졌다. 이내 수술실로 들어갔고 난 그대로 잠이 들었다. 잠에서 깼을땐 이미 수술이 끝나있었고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하지만 처음 예상시간을 2시간 정도로 생각했으나 무려 4시간 가까이 수술을 했는데, 내 자궁에 생각보다 많은 문제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궁근종은 무려 4개나 떼어냈고 용종들, 그리고 자궁내막염, 자궁선근종까지 자궁에 관련된 질병은 다 있는 것 같다. 어쨋든 수술이 끝나고 나올때는 당연히 병원 침대에 누워 나왔다. 


나는 남편에게 

'자궁근종수술 누가 간단한 수술이라고 했냐... 부들부들' , '겁나 아파 '

.

.

'수술후 바로 말할 수 있으면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 맞긴해' 

남편의 냉정한 대답속 나는 무통주사를 맞았지만 통증은 계속되었다. 


수술부위가 아픈게 아니라 배 정중앙과 쇄골쪽의 통증이 너무 심해 숨을 쉬기가 힘들정도였다. 

간호사에게 쇄골쪽이 너무 아프다며 누군가가 내 쇄골뼈를 세개 압박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간호사는 '이건 수술할때 주입했던 가스가 아직 빠져나가지 못해서 느끼는 통증' 이라며  엉덩이에 진통제 주사를 놔줬다. 

첫째날은 그렇게 일어나지도 못한채 지나갔고, 당연히 밥은 커녕 물도 못마셨다. 소변줄을 달아서 그런지 아래쪽 부위 통증과 느낌이 매우 이상했다. 


둘째날 아침에 방구를 꼈는지 물어본 후 물이 허용되고 식사도 허용되었다. 식사는 정말 맨죽이었다. 그때는 너무 아파 사진찍을 정신도 없었다... 


하지만 둘째날에도 예외없이 통증은 계속되었다. 간호사분께서 가스를 빨리 뺴내기 위해서는 많이 걸어다니며 운동을 하라고 소리에 그날 아침 먹고 아주 힘겹게 몸을 세워 남편에게 기대 조금씩 걸어봤다. 


진통제 주사를 이틀간 아침, 저녁으로 엉덩이에 맞았는데 그때는 쇄골쪽 통증이 심해 전혀 못느꼈으나 삼일째 후부터는 이틀간 주사를 맞았던 엉덩이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쇄골쪽 통증이 계속해서 이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참을 수 있는 정도여서 꾸역 꾸역 참았다. 

넷째날에는 한결 몸이 가벼워져 퇴원 준비를 했다. 넷째날에는 남편이 출근을 해야 해서 나 홀로 택시를 타고 돌아왔다. 오랜만에 온 집에는 우리가 같이 키우던 만려묘인 양고가 매우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집에 돌아오고 나서 가장 힘들었던건 '눕고 일어나기'였다. 배에 힘을 아예 줄 수 없다보니까 이게.. 혼자 눕고 일어나기가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6일째부터는 이 마저도 괜찮아졌다. 

.

.

.

.

.

인스타그램에서 인스타툰으로도 자궁근종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1 여자의 감기 '자궁근종' 발견부터 수술까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