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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하 Mar 18. 2023

AFK 아레나의 한계, 그 이상을 기대하며

새로운 수집형 게임의 메카닉을 제시한 게임 AFK 아레나

도탑전기 이후
수집형 게임의 새로운 메카닉을
제시한 게임은 왜 수요가 떨어지게 되었을까?
릴리스 게임즈의 AFK 아레나

2020년에 출시된 릴리스 게임즈의 AFK 아레나는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습니다.

실제로 인디 게임 업계나 중견 업체들도 이미 사용해 왔던 오프라인 보상 시스템을 굉장히 깔끔하게 적용하였으며, 클라이언트에 하드코딩된 전투 스킬과 위치에 따라 다른 전투 결과는 좋은 덱을 구성하고 나서도 위치를 비틀어가며 상대방을 이겨내는 유저들의 승리에 대한 갈증 현상을 굉장히 잘 파악한 것으로 평가받았습니다. 마치 자동차 센터패시아에 아이패드나 갤럭시탭을 마개조한 느낌을 주던 것에서 카플레이를 도입하여 선이나 블루투스로 모바일 화면의 내비게이션을 깔끔하게 출력하는 느낌인 것이죠.


밸런스도 깔끔했는데,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내 전투력의 2배에서 2.5배 정도까지만 다음 스토리 스테이지로 꾸역승이 가능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까지 해본 게임들 중에 가장 전투력이라는 수치에 대해 믿음이 갔습니다.


출처 : pixabay / 마리나베이샌즈의 공중 수영장

캐릭터 등급 단계도 마치 대학교 학점처럼 중간에 +가 있었습니다. 일반 등급과 그다음 +등급이 차례대로 오면서 요구되는 재료도 다르게 디자인되어 있었습니다. 도탑전기 이후 전 세계에 새로운 게임의 뼈대를 제안했습니다.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처럼 빌딩 옥상에 수영장을 올리는 것과 같은 파급력을 만들었는데, 그제야 모든 게임들이 오프라인 보상을 필수로 배치하게 되었고, 게임의 홈화면 즉 중심 화면에 자동으로 무엇인가 투닥거리며 싸우고 있는 씬을 만들었습니다. 뒤늦게 게임 트렌드가 반영된 해당 게임들은 모두 패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마치 한국의 아파트들이 옥상에 수영장을 지으려고 하는 것처럼, 싱가포르처럼 1년 내내 항상 수영할 수 있는 국가가 아닌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왜 AFK아레나도
오랫동안 트렌드를 유지하지 못했을까요?

이 문제는 해당 게임에 돈을 사용해 본 사람이라면 이미 알고 있습니다. 저는 게임이 재밌었기 때문에 약 3백만 원을 과금해 노력했고, 공략 글도 낭독하며 매달 40~50만 원을 과금했습니다. 그러나 라이브 서비스 4개월 정도 지나자, 흔히 말하는 소액 과금 유저들의 친구들이 접속을 그만둘 정도로 유저 수가 감소했습니다. 이들은 서버 비용처럼 배틀패스 등 적은 금액인 10~15만 원을 과금하는 유저들이었습니다.

그다음은 저와 같은 유저들, 그리고 한 달에 100~200만 원씩 과금하는 사람들이 게임을 그만두었습니다.

결국 차례로 모두 게임을 더 이상 접속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재료로 같은 영웅, 같은 등급이 필요하다.


이 구조의 핵심 문제는 캐릭터 등급 상승에 필요한 조합 재료에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학교 학점처럼 +가 붙는 등급 단계에서, 신화+에서 다음 고대 등급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같은 신화+ 캐릭터가 필요합니다. 유저가 모든 돈을 투자하고 운 요소도 같이 작용하여 고대+를 만들어도, 그다음 레벨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같은 고대+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리니지의 집행검 제작 시스템 레이어 보다 아래인 인챈트 시스템 레이어로 정직하지만 악랄합니다. 인챈트는 주문서만 구해놓으면 확률에 의한 도박이라도 진행할 수 있는 반면, 같은 고대+ 정가제라면 이미 유저는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돈 계산이 모두 끝난 상태가 됩니다.

출처 : pixabay

예를 들어, 소나타를 그랜져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소나타가 한대 더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신형 소나타를 만들기 위해 3천만 원이 투자되었는데, 다시 3천만 원이 필요하다면 더 이상 의욕이 생기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는 한 캐릭터만 그런 것이 아니라 최소한 파티를 만들어야 하고, 그다음 상위 PVP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파티가 3개가 필요하다면, 어느 순간 엄두가 나지 않게 됩니다.

그에 비해 스펙의 상승효과는 미미하게 느껴지고, 층을 높게 쌓아 올린 스토리던전 시스템은 이전에 플레이했던 스테이지는 반복으로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무조건 앞으로만 나아가야 합니다. 결국 더 이상 새로운 경험이 없기 때문에 유저들은 접게 됩니다. 그 이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덱을 횡으로 늘리며 공격적으로 새로운 캐릭터들을 업데이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전 세계를 타격했던 게임은 결국 라이브 서비스에서 실제로 유저들의 공포를 제어하지 못해 대작이 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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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은 개인 의견임으로, 과거나 현재 재직 중인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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