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장점을 오히려 없앤 포켓몬 고는 사람들이 평생 기억할 것이다.
'포켓몬 고'는 2016년에 'Niantic' 개발사에서 출시된 모바일 증강현실 (AR) 게임입니다. 'Niantic'은 이전에 'Ingress'라는 AR 게임을 개발했으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포켓몬 고'를 만든 것입니다.
당시 기술력을 바탕으로, 'The Pokemon Company' 그리고 'Nintendo'가 협력하여 2016년 7월 단계적 글로벌 출시를 하였으며, 일부 국가는 다른 날짜에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게임 방식으로는 플레이어가 실제 세계를 돌아다니며 가상의 '포켓몬'을 포획하게 합니다. 스마트폰의 GPS를 활용하여 플레이어의 위치에 따라 포켓몬이 나타나며, 증강현실을 사용하여 카메라를 통해 포켓몬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해당 지역의 유명한 건물이나, 위치, 또는 편의점을 게임 세계에서 '포켓스톱'이나 '체육관'으로 정의하여 전혀 모르는 지역을 여행할 때도, 자연스럽게 '포켓몬 고 플레이어'들이 모이게 됩니다. '포켓스톱'이란 '포켓몬 고'에서 게임 지도 상에 나타나는 특별한 지점으로, 플레이어가 해당 위치 근처로 이동 시 게임 내의 아이템을 수집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포켓스톱'은 실제 세계의 중요한 랜드마크나 공공 예술작품, 역사적인 건물, 기념비와 같은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실제 플레이어들이 '포켓스톱'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집 앞의 분수대나 휴식 쉼터 또는 운동기구에도 의미를 부여하고자 'Niantic'의 웹사이트에 방문하여 관련 섹션에서 '포켓스톱' 제안을 해볼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제안할 장소의 기준과 권장 사항을 확인해야하며, 원하는 장소의 정확한 위치와 그 장소의 사진을 제출합니다. 제출한 정보는 'Niantic'팀에 의해 검토되며 제안을 승인될 경우 나만의 작은 오브젝트가, 공식 '포켓스톱'으로 전 세계 사람들과 공유될 수 있으며, 사람들이 방문하게 됩니다.
저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 2017년도에 해외 출장이나 여행을 다녀올 때마다 잊지 않고 설치해서 즐기던 게임이 포켓몬 고였습니다.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도 포켓몬 고를 실행하고 눈앞에 나타나는 포켓몬을 잡곤 했습니다. 잡은 포켓몬은 처음 만났던 위치에 일본 나리타라고 적혀 있어서, 그 모습을 소중하게 기억하며 다음 일정을 진행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포켓몬 고'는 대한민국에서 2016년 9월 21일날 정식으로 출시되었는데요. 이는 몇 가지 복합적인 사유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국가 안보와 관련된 이유로 지도 데이터의 해외 전송을 제한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포켓몬 고'의 개발사인 'Niantic'은 'Google Maps'를 기반으로 하는데, 이 때문에 한국에서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우회하거나, 다른 솔루션을 찾아야 했습니다. 또한 '포켓몬 고'의 초기 출시 때, 많은 국가에서 동시 접속자 수가 급증하면서 서버에 부하가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기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국가별 게임 출시를 순차적으로 진행하였고, 한국은 이 후반에 포함되었습니다. '포켓몬 고'는 실제 위치 기반 서비스로 동작하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실제로 도로나 기타 위험한 지역으로 들어가게 될 수 있는 위험이 있었습니다. 일부 국가에는 이러한 안전 문제로 인해 경고 및 제한 조치가 이루어졌으며, 한국에서도 이와 관련된 우려가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게임을 하면서 부주의한 운전을 하거나, 도로를 건널 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교통사고에 휘말린 사례가 있었으며, 개인 재산에 무단으로 진입하여 '포켓몬'을 잡으려는 사람들로 민원이 발생했습니다. 캐나다의 '앨버타주의 국립공원'에서는 플레이어들이 무단으로 야생 동물 보호 구역에 진입하려는 시도를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는 특별하고 잡기 힘든 포켓몬이 산 정상에 있다거나, 사람이 진입하기 쉽지 않은 환경에 출력되도록 배치된 게임과 게임 및 만화의 영향 때문이었습니다.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 얼음 전설 포켓몬 '프리져'가 존재한다는 괴담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많이 완화되었으며, 실제 게임 내에서는 여행을 통해 잡는 것보다는 이벤트 시스템을 통해 잡도록 유도되고 있습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에서는 플레이어들이 '포켓스톱' 때문에 경찰서나 기타 중요 시설에 접근하는 경우가 있었고, 이로 인해 경찰청에서는 플레이어들에게 경고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보스니아에서는 지뢰가 여전히 남아있는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나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에서는 기차역이나 도로와 같은 위험한 장소에서의 게임 플레이를 방지하기 위해 교통 기관과 여러 공공 장소에서 안내문과 경고문이 게시되었습니다.
최근 2023년 6월에 중국의 '장가계'에 여행을 가서도 저는 당연히 '포켓몬'을 잡고자 했습니다. 여행의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천문산' 정상에 올라 게임을 열었을 때 아직도 중국이 5년이 지난 지금도 '포켓몬 고'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포켓몬 고'와 같은 위치 기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임에 대한 보안 우려를 표현했으며, 특히 군사 기지나 중요한 시설 근처의 국가 보안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또한, 특히 중국은 규제 및 검열이 엄격합니다. 외국 기업의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광범위한 검토와 승인 과정은 아마 '포켓몬 고'에게는 너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듭니다. 또한 '포켓몬 고'는 플레이어의 위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중국은 이러한 데이터가 해외로 전송되어 중국 시민의 개인정보가 외부에 유출될 우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중국에서는 '포켓몬 고'의 공식 서비스가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게임에는 접근이 가능하고 지도는 출력되지만, 포켓몬들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중국 내에서는 '포켓몬 고'와 유사한 컨셉과 기능을 가진 다양한 게임들이 출시되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단순 AR은 승부수가 되지 않습니다. 당시 포켓몬고 열풍이 일어남에 따라 AR 기술과 증강현실을 활용한 IP 결합이 유행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들은 모두 실패로 끝났습니다. 실제로 포켓몬고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카메라 기능을 작동시키지 않았습니다. 배터리 소모가 매우 심각하고, 증강현실 기술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증강현실을 작동시키지 않는 게임은 잔인하게도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들과 승부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증강현실 기술이 많은 발전을 이루어, 애플의 맥 프로와 같은 제품을 핸드폰으로 웹사이트를 방문하여 볼 수 있을 정도로 자연스럽고 놀라운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당시 포켓몬고의 증강현실은 그리 자연스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AR 기능 때문에 성공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GPS 기능을 통해 공간에 강한 제약을 걸어 성공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물론 포켓몬의 강력한 IP를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단순히 증강현실을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포켓몬의 강력한 IP보다는 게임 내부 인터페이스, 캐릭터 디자인, 스토리텔링 등 게임의 전반적인 사용자 경험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포켓몬 고'와 같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를 제외하고는 대한민국에서 많은 AR 게임들이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사라졌습니다.
게임의 장점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저는 해외 출장이나 여행 중에도 포켓몬고를 재설치하여 즐기곤 했습니다. 왜일까요? 해당 지역에서 잡은 포켓몬 기록 때문입니다. 그 시간 그 공간에서만 잡을 수 있으며 내 계정에 남기고 싶기 때문입니다. 여행 가서 관광상품을 사서 집에 걸어놓는 것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게임의 강력한 기능 중 하나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게임은 내가 자는 동안에도 낮과 밤이 번갈아 가며 일어나고, 콘솔 게임은 내가 원하는 대로 시간을 멈출 수 있으며 세이브 로드를 통해 과거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포켓몬 고'에서는 안전 문제 때문에 최대한 많은 포켓몬들을 근방에서 잡을 수 있도록 해주며, 이벤트 시스템을 통하여 전설 포켓몬들도 쉽게 잡을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하지만, 큰 범주에서는 '한강 근처'에 가면 물 타입 포켓몬들이 잘 나오며, '전기 발전소' 근처에 가면 전기 타입 포켓몬들이 나옵니다. 더 작은 범주로는 '포켓몬 고'에서는 특정 지역이나 대륙에서 잡을 수 있는 지역 한정 포켓몬이 있습니다. 이러한 포켓몬들은 게임의 글로벌성을 강조하였고, 여행과 교환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도입되었습니다. 2021년 9월 기준 '타우로스'의 경우 북아메리카에서 주로 발견되며, '미스터마임'은 유럽에서, '킹카스캔'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주로 발견됩니다. '파오리'는 아시아, 특히 한국, 일본, 대만에서 발견됩니다. '코산호'는 적도 부근 특정 지역, '헤라크로스'는 중앙 및 남아메리카 특정 지역, '시라칸'은 뉴질랜드 및 특정 태평양 섬, '페라페'는 남반구, '파치리스'는 북쪽의 높은 위도 지역에서 발견됩니다. 물론 'Niantic'은 이벤트나 특별한 기간 동안 일부 지역 한정 포켓몬을 전세계적으로 출현시키기도 합니다.
내 집 앞의 교회나 편의점에서 나오는 포켓몬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닐 때도 있으며, 특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는 만날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해당 포켓몬에 대한 욕구와 결핍 증상으로 집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1시간을 걸어서 잡은 포켓몬에도 만족하지 못합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아닌 다른 길에서 원하던 포켓몬이 출현한 것을 발견하고 더 멀리 돌아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포켓몬고를 하는 유저들을 발견하고 부끄럽지만 손을 바삐 움직여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을 옮깁니다. 포켓몬을 잡은 이후 계획에 대한 희망을 꿈꾸며 집에 가는 길은 다양한 상상이 펼쳐지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2020년에 들어서 'AR 게임'은 시장성이 없다고 판정되었습니다. 하지만 '포켓몬 고'는 아직도 전 세계의 유저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게임의 장점 중 하나인 공간을 역설적으로 제한하고 유저들의 심리 상태를 결핍 증상으로 만들며 성공해 낸 케이스입니다. 물론, 'The Pokemon Company'에서 'Nintendo' 기계 구매를 필요로 하지 않고, 소프트웨어 구매도 필요로 하지 않는 '부분 무료' 게임이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하고 싶은 점은, 앞으로도 다른 업계에서 탄생하는 수많은 기술들이 게임과 만나게 될 것입니다. '포켓몬 고' 사례처럼 기술의 진보와 함께 늘 중요한 것은 인간의 본능을 강하게 자극하는 새로운 결합 상품을 탄생시켜야지만 플레이어들이 납득하고 적응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AR' 시스템을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 예상하였던 40대 타겟은 5년이 흘렀을 때, 30대들이 40대가 되고 부모가 되어 자신의 아이와 '넷플릭스'에서 '포켓몬스터' 시리즈를 아이와 함께 시청하고 손을 잡고 '포켓몬'을 잡기 위해 같이 '포켓몬 고'를 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요즘 듣는 입장에서 하나도 놀랍지 않으며 "아이와 굉장히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계시네요"라는 답변을 받는 정도로 우리의 사회에 많이 녹아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