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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하 Aug 19. 2023

국경을 넘어: 북미와 일본 게임 스타일의 조화

JRPG와 북미 RPG의 접점: 오픈월드와 스토리텔링의 결합

과거에 진행한 개발 경험을 나누어보자면, 북미 게임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한국에서 개발한 게임에 퍼즐 요소를 추가한 일화를 기억합니다. 예를 들어, 석상을 동서남북으로 정해진 규칙에 따라 회전시키면 숨겨진 감옥 문이 열리는 개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개념을 본 북미 개발자들의 반응은 굉장히 냉담했습니다. 또한, JRPG와 북미 RPG의 차이 역시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성검전설 2

슈퍼 패미콤 시대나 그 이후에 한국에서 개발을 진행한 사람들은 사실상 일본 게임의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게임 내에서는 마을을 돌아다니며 상자나 항아리를 모두 부수고 모든 NPC들과 대화하는 것이 아이템과 이벤트를 놓치지 않으며 진행하는 플레이어들만의 노하우가 되었습니다.

엘더 스크롤 4

2000년대 중후반에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가 개발한 엘더 스크롤 4: 오블리비언을 처음 접한 때에는 개인적으로 좀 별로였습니다. 그동안 꼼꼼하게 짜인 일본식 RPG 게임의 스토리와 이벤트를 즐기던 중, 오픈 월드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자유도가 높아져 길을 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한 느낌이었습니다.

레드 데드 리뎀션 2

실제로 2020년대에 들어와서도 많은 플레이어들이 아쉬워하는 ‘유비 소프트’식 오픈월드는 최신 트렌드에 맞추어진 것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GTA’ 시리즈나 ‘레드 데드 리뎀션 2’와 같이 NPC 간의 상호작용과 랜덤 인카운터를 통해 서로 교류하며 다양한 이벤트가 발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반복되는 퀘스트 미션에 플레이어들이 지치게 될 것입니다.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또한, 일본 역시 게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에서는 플레이어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다채로운 전투 방식을 제공합니다.

2022년 11월에 출시된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은 포켓몬 시리즈 중 최초의 오픈월드 게임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트레이너와 포켓몬들의 레벨 설계가 선형적이어서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개의 트랙으로 나뉘는 메인 미션 전개에는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Microsoft Bing Image Creator

앞서 말한 것처럼, 실제 북미 개발자들의 평가는 석상을 단순히 동서남북으로 돌려 열리는 것이 아닌, NPC와의 상호작용을 통한 '카르마' 즉 행위의 결과에 대한 원리에 따라 설계되었다면 더욱 흥미로운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2020년대에는 JRPG와 북미 RPG 간의 장점을 결합하여 더 나은 작품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방대한 맵과 무의미한 이벤트만을 제공하는 오픈월드는 더 이상 플레이어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합니다. 이제는 선형 구조의 메인 미션으로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마을에서 상자를 부수고 모든 NPC와 대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선택지와 상호작용을 통해 더욱 풍요로운 게임 경험을 제공해야 할 시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픈월드에 대한 시도는 단순히 작은 개발사가 시도하기에는 정말 어려운 장르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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