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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의존적인 사람이다

독립적인 여성이 취업도 성공한다.

취업 준비생들에게 추천하는 책

나는 내 삶을 스스로 설계하지 않았다. '닥치는 대로' 열심히 살았지만 내가 원하는 삶을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산 것은 아니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취업 준비를 시작하며 매번 듣는 소리가 있었다.


"아버지가 사업하시고.. 둘째에. 딱 보니 아주 곱게 자랐네"


 물론 내가 무엇인가 하고 싶을 때 돈 때문에 못 해본 적은 없었지만, 아빠는 항상 엄격하고 아낌없이 주시는 분은 아니었다. 교환학생 한 번 가려고 해도 목적과 이유에 대해 A4 용지 한 장으로 가져가야 했으니깐. 현모양처 같은 엄마가 많이 돌봐주긴 했지만 그렇다고 공주처럼 키운 것도 아니었다. 초등학생 시절에도 비가 오면 가깝다고 그냥 맞고 오라고 하는 엄마였다. 나름 다른 여자 친구들에 비해서는 강하게 커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취업 준비를 하고부터 난 온실 속의 화초같이 자라 온 학생으로 평가받았다. 실제로 면접장에 몇 번 가보고 나니 나는 너무 순해 보이는, 아니 순한 지원자였다. 그런 모습이 불합격의 사유가 된다는 것을 나도 잘 알았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것일까. 내가 살아온 삶에 대해서 뒤돌아보기 시작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Who am I?


 26년 만에 처음으로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워낙 순하고 남한테 맞춰주길 좋아했던 나는 그냥 남들 하는 대로 따라 하고, 부모님이 하라는 대로 하고, 오빠가 시키는 대로 했다. 한순간도 내가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해서 해 본 적이 있는가. 항상 부모님, 오빠의 조언이 마지막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그랬다. 나는 의존적인 사람이었다.


휴대폰 연락처를 하나하나 찾아보며 합격한 친구들을 뒤돌아보았다. 나는 사실 남들한테도 크게 관심이 없었다. 26년 만에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S 전자에 한 번에 합격한 L양. 첫째에 똑 부러지는 성격으로 하는 행동도 말도 똑 부러졌다. 나와는 다른 모습에 참 좋아했던 것 같다. 역시나 수많은 마케팅 공모전과 해박한 지식으로 어려움 없이 단번에 합격 소식을 알려왔다. 취업캠프 모의면접에서 현직 S 전자 팀장이 "너는 회사에서 보자"라고 평가를 했고, 마케팅 부서라 선발 인원도 적었을 텐데 그런 거 따윈 A양에게 중요치 않았다. 될 사람은 역시 되는 거니깐.


C 화장품 회사 홍보팀에 합격한 B양. 대학 동기였던 언니는 1학년 때부터 뭔가 남달랐다. 놀기 바빴던 대학 1학년 시절 언니는 벌써 토익점수를 만들어두었고, 눈에 띄게 예쁜 외모 탓에 각종 홍보대사란 홍보대사에는 모두 언니의 이름이 있었다. 셋째였지만 강단이 있었고, 순해 보이지만 긴장도 하지 않고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스타일이었다. 결국 1명 정도밖에 뽑지 않는다는 홍보팀에 입사하여 잘 다니고 있다.


L 전자에 합격한 Y양. 그녀의 경우 이공계 생이라 취업 성공이 조금은 수월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당시만 해도 이공계 생도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같은 시기였다. (지금은 더 힘들겠지만..) Y양 또한 첫째로서 누군가의 도움 없이 모든 결정을 스스로 해 왔기 때문에 그녀와 함께 있으면 난 편안함을 느꼈다. 애매할 때 결정해주는 결정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합격한 주변 지인들의 성격, 성향, 가족사항 등을 분석해 보기 바란다. 신기하게도 그들이 왜 합격할 수밖에 없었는지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나는 그냥 오빠가 하는 모습이 좋아 보여서, 남들이 하는 게 괜찮아 보여서 시작한 일들이 많았다. 선택도 온전히 내 결정으로 책임을 지려고 했던 적이 없다. 그냥...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해 왔다. 그게 이제 와서 발목을 잡고 있었다. 그래서 억울한 심정이 들었다. 다른 애들 놀 때 참아가며 공부하고, 어른들이 하지 말라는 것은 절대 하지 않았는데 왜 나만 이렇게 힘들어야 해?라고 말이다.


지금 당장 취업은 해야 하는데 내가 살아온 26년의 삶을 바꿀 순 없는 거 아닌가.


고민의 끝.

고민의 답은 결국 하나였다.


그래도 바뀌어야만 한다.

이제는 바뀌어야만 한다.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니깐.


힘들게 취업이 되면서 내 인생은 180도로 바뀌었고, 삶을 바라보는 태도 또한 바뀌었다. 더 이상은 의존적이 아닌 독립적인 나만의 생각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인지.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찾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가끔 어려움 없이 운이 좋아한 번에 취업한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나면 회사 생활을 하면서 어려움에 봉착한다.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고민 없이 살아온 문제가 결국은 고여있던 물이 터져 나온 것처럼 발생하기 때문이다.


나중에 한번 더 이야기하겠지만 취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삶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 답을 내릴 수 있을 때 결국 진정한 취업 성공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순간에도 누군가에게 본인이 내려야 할 답을 물어보고 있지는 않은가.

중소기업을 계속 지원하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대기업 지원을 계속해야 할까요

같은 질문 말이다.

본인이 선택한 결정을 긍정적 결과로 이끌어 내는 것이 옳은 선택이고 옳은 답이다.

누군가에게 본인의 인생에 대해 결정권을 내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사.세, 여자로 취업하기

by Grace


*자소서 첨삭은 크몽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래 url을 확인 해 주세요

https://kmong.com/gig/307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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