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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나는 또 나답게!

by Choi 최지원

해마다 읽어도 등장인물 이름이 헷갈리고, 여전히 여러모로 여운을 주는 책. 내가 맺어온 관계들 속에서 나는 경했나, 중했나?


관계는 거울이라 했고, 나는 그 말을 찰떡같이 믿는다.

내가 가진 생각을 상대도 하고 있을 테고, 내가 느끼는 감정 또한 상대도 그렇게 느낄 것이라 여긴다. 그래서 나는 매번 관계를 진심으로 대한다.


허나 요즘은 관계의 경중을 따지는 것이 어쩌면 이기적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따지다 보면, 내 노력만 고귀하게 느껴지는 경솔함이 생기더라…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론, 나는 여전히 관계에 더 진심으로, 더 중하게, 나답게 다가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대신, 이제는 상대에게 바라지 않기로 했다.


나는 언제나 적절한 때에 귀한 인연과 기회, 그리고 책을 만나왔다. 항상 그랬듯 나를 믿으며, 나답게 내 곁에 머물러주는 것들을 흠씬 사랑하며 지내야지.


서울 야경은 인왕산이 제일이다.

운동량은 20대 때보다 두 배는 늘었는데, 체력은 왜 이리도 떨어졌는지. 야속한 인생사..

덕분에 정상까지 가야 된다는 치기 어린 욕심을 내려놨더니 한봉오리만 올라도 성취감은 배가 된다. 그래~ 항상 100% 일 필요가 뭐가 있어, 70%만 해도 좋잖아~


PH-1 인생 영화 노래를 들으며 내게 과거로 돌아갈 기회가 온다면 언제로 돌아갈까 생각해 봤다. 어린 시절 가족과 불 꺼진 내장산 생태공원 공연장에서 핸드폰 불빛 켜놓고 닭강정 먹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었다. 가족끼리 번갈아 아무리 힘을 줘도 안 열렸던 속수무책 콜라에 나는 매워서 혀를 내밀고 눈물을 흘렸고, 언니들은 웃었다. 엄마가 엄마 스타일의 노래를 틀어주면 우리 셋은 엄~청 흥겹게 장단 맞춰 춤을 췄던 추억이 있다.


책 속 교수처럼, 평범한 하루 속에서 완벽함을 찾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임을 깨닫는다. 그때의 그 평범한 일상이 지금의 나를 지탱하고 있으니, 내일의 나를 단단히 받치려면 오늘의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에 감사해야겠다.

초여름 바람결에 실려 오는 장미 향기에, 쌓였던 걱정이 사라진다. 5시 즈음 해가 뉘엿뉘엿 저물면 수목원 바람이 얼마나 시원한지! 이 바람을 맞으며 걸을 수 있게 해주는 내 튼튼한 다리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그래서 나는 연휴 내내 수목원을 삥삥삥~


시리도록 푸른 아드리아해, 노을을 향해 날아가는 비행선, 파리즘에 맞서 산화해간 젊은이들, 돌아오지 못할 사랑을 기다리는 여인, 젊은 여인의 연정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중년, 서로 총질을 하고 주먹다짐을 하다가도 아름다운 여인 앞에서는 한없이 순해지는 사내들이 나오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어른애이고 싶을 때, 마음속에 어른다움과 어린 마음이 공존할 때는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본다. 그리고 영화를 함축하는 그윽한 글에 위로를 받는다. 포르코!


고구마는.. 먹고 싶어서..(츄릅)

내일 점심은 고구마를 먹어야겠다.


항상 지원이 답게 :)

초등학교 4학년 담임 선생님이 책 선물 해주시며 써준 글귀, 그 말씀을 모토로 지금도 나답게 살아가는 중! 나는 또 나답게!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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