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뽀 엄마 Nov 22. 2023

11살 인생, 첫눈을 보다.

새벽녘에 방안 기온이 뚝 떨어졌는지 차가운 공기가 코 속에서 느껴졌다.  

1년간 멈춰있던 보일러를 가동하고 밖을 보니 평소와는 다른 풍경에 눈을 비벼 보았다. 

뭐지? 푸르스름한 새벽빛에 담긴 희끄무레한 것에 반가움이 절로 번진다. 

이 얼마만의 눈이란 말인가? 

서둘러 뽀를 거실 창가에 앉히고 사진을 찍어본다. 

 


부산은 따뜻한 기온 탓에 눈이 귀하다. 

우리 뿌 11살 인생에 첫눈이 내렸다. 첫눈을 보았다. 

금세 녹을 눈이 아쉬워 아이들을 꽁꽁 싸매고 옷을 주섬주섬 입혀 밖으로 나갔다. 

두 녀석은 옆 집 테라스에서 강아지 냄새가 나는지 옆 집을 향하여 아침부터 목청을 높인다. 

옆 집 강아지는 참 착하다. 둘이서 저렇게 짖어도 반응도 안 한다. 



뽀는 슬개골과 고관절 수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리가 불편하여 잠깐씩만 걷는다. 

반면에 다리가 건강한 뿌는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목줄을 착용한다. 

이른 아침 아무도 없는 틈을 타 뿌에게 자유를 주었더니 신나게 돌아다니다. 

"뿌~"

"뿌~"

아무리 불러봐도 모른 척 냄새 맡느라 정신이 없다. 

"뿌~ 간식~"

드디어 돌아본다. ㅋㅋㅋ 찰칵~~



미안해~ 넌 엄마에게 속았어~ 간식은 집에 가서 줄게~~ ㅋㅋ

아직 시들지 않은 국화 앞에서도 한 컷~


뽀(10살)와 뿌(11살)


뽀도 뿌도 처음 밟아보는 눈의 촉감이 차가운지 자꾸 눈을 피해 나오려 한다. 

눈 오면 개들이 제일 좋아한다고 누가 그랬던가? ㅋㅋㅋ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