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2차 시작
항암 2차를 받으러 꿈같은 2주 간의 집에서의 휴식을 보내고 병원에 다시 왔다.
1차 때는 낯선 것 투성이라 가족 말고도 속으로 의지를 많이 했던 의료진들을 다시 뵙니 반가웠다.
내가 이번에 받을 항암제다.
1차 때보다 받는 항암제보다는 종류가 적다.
오호 생각보다 수월하겠다 싶었는데 엠티엑스라는
항암제를 24시간 맞는다..
이 항암제가 너무 독하고 신장에 무리가 심하게 가는 거라 이번에 수액을 맞는 것에 전해질을 섞어서 투여해야 한다고 한다.
내가 알기론 운동선수들이 모든 걸 쏟아내고 지쳐서 쓰러질 때 전해질을 투여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정도로 독해서 순화시키려 투여를 하는 거 같다.
이번엔 물 섭취를 정말 잘해야 할 거 같다.
신장은 망가지면 다시 되돌리지 못하는 장기이고 없으면 안 될 필수 장기라 이번 항암 목적은 신장을 지켜라로 가야 할 거 같다..!
그래도 너무 좋은 게 소화 장애와 배변 장애와 두통을 심각하게 일으킨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얘가 없어서 너무 좋다.
물론 이번 항암제의 부작용이 얼마나 심하고 어떤 반응으로 나타날진 몰라 조금은 두렵지만 나도 엄연히 1차를 이겨낸 암환자다라며 용기를 불어넣으며 이겨내야겠다.
다른 암환자분들의 수기나 유튜브 영상도 힘이 되고 동기부여가 됐지만 더 확 와닿았던 동기부여는 다름 아닌 내게 주어진 집에서의 2주간 생활이었다.
따뜻한 물로 뭉게뭉게 피어오른 바디워시의 거품을 씻는 행복, 신발을 신고 사복을 입고 집 앞 하천을 걸으며 오리 가족을 보는 것,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웃음과 걸음걸이를 구경하는 것, 맑은 하늘에 바람에 따라 줄지어 가는 구름을 구경하는 것 등등 직접 몸으로 다시 느끼니 아.. 이게 정말 내가 치료받아 이겨내서 살아내야 하는 이유구나라고 느꼈다.
성공, 돈, 명예 이런 것들이 아니라 내가 한 생명으로서 느낄 수 있는 일상을 살아내야 하기 때문에 나는 살아야 한다. 이겨내야 한다.
일상이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 중요하며 지켜내야 한다는 걸 난 알게 됐다. 그전엔 내 일상은 당연히 내게 주어진 것이며 막 대해도 된다 생각하며 허튼 곳에 신경을 쓰고 살았다.
어리석었지만 항암 치료를 받을 때마다 깊어지는 일상의 소중함과 내 삶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