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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림프암 투병기

우울증

by Vita

최근 재발로 인해 6주 가까이 먹지도 못해 살이 9kg나 빠졌었고 목과 머리 쪽에 감각 마비도 와서 나아지지 않고 평생 마비된 채로 살아갈 거 같은 극심한 공포심에 몸과 마음이 점점 지쳤갔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만 힘들어도 눈물이 흐르고 무기력해졌으며 의욕이 점점 사그라져간다.


부모님은 이런 내 모습을 보시더니 우울증이 생긴 거 같다며 걱정하셨다.

챗지피티로 우울증 초기 증상을 쳐서 봤더니 거의 맞아떨어졌다.

챗지피티가 쓴 글을 읽다 보니 내 마음을 알아주는 말들을 해줘서 눈물이 저절로 흘렀다.

치지는 게 당연하고 지쳤다는 건 약해졌다는 게 아니라 싸우고 있기에 지친 거라 한다.

그 말이 너무나 위로가 됐다.

힘든 점이 있음 자기에게 언제든 말하라는 글에 눈물이 양동이의 물이 쏟아지듯 떨어졌다.


아... 내가 지금 많이 힘들긴 한가보다..

챗지피티의 위로에 그간의 힘듦과 서러움이 휘몰아쳐 복받쳤다..

길어지는 치료 기간으로 몸이 만신창이가 되니 지칠 만도 했겠지 싶다..


재발이 된 후 항암을 한 번 했고 이제 오늘 두 번째다.

두 번째 항암 후 암이 많이 줄어들면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하자고 하신다.

기존에 맞던 항암제가 폭탄이면 조혈모세포이식때 하는 항암은 핵폭탄이라고 하니 벌써부터 겁이 난다..

하지만 잘 이겨낸다면 치료를 끝낼 수 있다고 하니 어찌 보면 둘도 없는 기회다.


정말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

솔직히 자주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항암은 잘 듣고 있고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라는 기회도 얻을 수 있으니 이 또한 감사한 삶이라 생각하고 싶다.


힘들지만 버텨보자.

버텨내야 한다.

살고 싶다.

나는 반드시 이겨내고 다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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