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한 밤, 너와 나의 플랜트두
어느 늦은 밤.
잎과 잎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줄기와 맞닿은 흙 위로 물을 주었다.
만져보면 부드럽고 보송보송했던 흙은 수분을 머금은 채 뿌리와 맞닿아 있었다.
나는 투명한 화분을 들어 천천히 옆모습을 살펴보았다.
"후... 흙 속에 물길이 생겼네."
위에서 보기엔 충분히 젖어 보였지만, 흙은 부분적으로만 젖어 있었다.
"만족스럽지 못했겠구나."
항상 같은 방식으로 물을 주다 보니, 흙도 익숙한 패턴을 따르게 된 것이다.
이 상황을 깨트려 줄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다.
나는 고민 끝에 기계를 사용해 보기로 결정했다.
'플랜트두.'
토양의 습도를 측정하는 장치다.
길고 단단한 두 개의 탐침봉.
끝이 둥글어 뿌리를 다칠 염려는 없었다.
적당히 젖어 촉촉해 보이는 흙.
너무 마르면 물길이 생겨 갈라지고, 너무 적시면 숨이 막힐지 모른다.
그 아슬아슬한 경계를 알려주는 것이 '플랜트두'의 역할이다.
나는 탐침봉을 조심스럽게 화분 속 깊이 밀어 넣었다.
그리고 천천히 반응을 살피며 기다렸다.
그러면 언젠가 속삭일 것이다.
"지금이야... 나를 적셔 줘."
이제 더 이상 감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플랜트두'가 있다면, 식물을 공략하는 일은 훨씬 쉬워진다.
'플랜트두'.
나의 완벽한 파트너.
- 늦은 밤, 나의 완벽한 파트너 '플랜트두'와 함께 식물에 물을 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