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계절 중 '가을'은 유난히 짧게 느껴진다.
무덥고 기나긴 여름이 언제쯤 끝나려나
기대하게 만드는 계절...
덥지도 춥지도 않고 주변은 아름다운 색감으로
가득 차는...
그런 가을이 좋다.
유난히 짧게 느껴져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이제 곧 '비' 라도 한번 내리친다면
나무들은 볼품없이 앙상한 나뭇가지만 내밀고
외롭게 따뜻한 봄을 기다리겠지...
“그런 가을이 가기 전에 가을에 마음껏 물들어가자”
인생에서 가을은 언제쯤일까?
아마 중년 이후의 삶을 의미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그래서 또 한 가지
가을이 좋은 이유이다
가을을 닮은 이유이다.
“그런 가을이 가기 전에 가을에 마음껏 물들어가자”
가을 단풍
가을에 물들다
by 윤 슬
한여름 작렬했던 태양
맞서기라도 하듯
온 세상이 붉게 타오른다
햇살 스미는 곳마다
바람 스치는 곳마다
식지 않을 것 같던 젊음
열정의 순간 잊지 말라며
화려한 흔적을 남긴다
눈길 가는 곳마다
마음 닿는 곳마다
총기 잃은 눈빛
원숙함으로 채워가고
열정보다 깊은 지혜가 담겨
보이지 않는 길
더 이상 두렵지 않아
홍조 가득 낯빛
주름지고 흐려졌지만
한여름 뜨거웠던 마음
고스란히 남아
천천히 가는 발걸음
더 이상 초조하지 않아
젊고 뜨거웠던 날들의 씨앗
올곧은 열매로 여물어가고
깊고 단단한 뿌리내리네
혹독한 겨울 이겨낼 용기 주네
빛처럼 변하는 세상
발맞추며
담대하게 나아가라 하네
이제,
가을이 오는 걸 두려워 말라
서슬 퍼런 젊음과 맞바꾼
아름다운 이 계절
마음껏 가을에 물들어가자
거울 속 내 모습
곳곳엔 뜨거웠던 흔적들
어느새 가을이 내려앉았네
어느덧 가을에 물들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