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해볼게요. 괜찮아요.

외주 편집자의 일정 관리

by 대낮

지난주에 들고 있던 3 교지 원고를 보내고, 다른 책 2 교지 원고도 보냈다.

컨디션이 안 좋아 진통제 먹고 잤더니 야근을 해야 했고, 마감 늦을까 봐 긴장돼서 새벽 4시 넘겨서까지 했다. 긴장되니 잠도 안 왔다(이런 새가슴). 그랬더니 다음 날 마감은 시간 여유롭게 보냈다(사실 이것도 부탁해서 하루 늦춰놓은 마감).


웬만하면 새벽 작업은 피하는 게 좋다. 조용해서 집중도 잘되고 시간의 촉박함이 느껴지지 않아 일도 안정감 있게 할 수 있지만, 몸이 상한다. 다음 날 낮엔 좀비가 되고 그러면 또 조용한 밤까지 제 구실 못하는 수가 있다. 그리고 새벽 4시에 자도, 8시 아침 밥상에는 아이들이 먹을 음식을 놓아 두어야 한다.


금요일에 낮잠 좀 자려고 누웠는데, 다른 거래처에서 전화가 왔다.

일이다!

"네. 괜찮습니다. 원고 보내주세요. 아~ 끝나서 괜찮아요. 바로 이어서 하면 좋죠, 뭐."

지난 책은 새에 대한 책이었는데 이번 책은 물고기 도감이다. ㅎㅎ

이거 끝내면 2 교지 보냈던 원고의 3 교지가 올 거고. 그래 괜찮을 것 같다.


일이 없어 초조하게 여기저기 기웃거릴 때가 많다. 그런데 가을이 되면 편집자들 카페가 좀 조용해진다.

다들 바쁜 것이다. 해 넘기기 전에 나와야 하는 책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말에는 출퇴근 편집자들에게 일이 몰려온다. 그게 넘치면 나 같은 외주 편집자에게도 쏟아진다.


이때 빠르고 정확하게 잘 해내야 거래처와 관계가 유지된다. 고르고 일정에 맞는 것만 해서는 이후 일이 어렵다. 또 일 년 총수입에 영향을 많이 주는 시기이기도 해서 무리를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시기에도 일이 안 들어오면 더 초조할 것이다.


그런데 조금 전 또 전화가 왔다. 이번 주말까지 원고 윤문이 가능하냐고.

"네. 원고 보내주시면 바로 검토해 볼게요."

윤문이라면 좀 시간이 걸릴 텐데, 어떤 원고일까 궁금하다. 이번 주말에 해결할 수 있을까.


아마도 다음 주말까지 너무도 바쁠 것 같다.

아! 첫째 학교 공개수업과 둘째 피아노 연주회도 보러 가야 한다. 첫째 친구 엄마와 동네 산도 한 번 가기로 했다. 음, 야근이구나. 지금 달고 있는 인후염(주말 사이 둘째 큐브대회에 사람이 몰렸는데, 그때 옮았나?)을 떼면 좀 더 스피드를 올릴 수 있겠지. 다행히 의사가 주사도 주고 약도 세게 줘서 살 만하다.


바로 시작할 작업은 울릉도에 사는 물고기 도감의 교정 교열이다.

도감은 글자수는 적지만 긴장되는 작업이다.

저자와 교정 내용을 모두 공유해야 하고, 오류가 보여도 반드시 확인하고 고쳐야 해서 메모가 많이 달린다.

일단 물고기들의 학명과 영어명을 먼저 확인할 것이다.


앗 세탁기 끝났네. 빨래부터 건조기에 후다닥 넣고 작업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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