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잘 쓰는 사람은 어떻게 잘 쓰게 됐을까. 책 많이 읽으면 잘 쓴다는데, 저절로 느는 능력이라는 건가? 그렇다면 책은 많이 읽는데도 글은 못 쓰는 사람은 뭐지? 많이 써봐야 실력이 는다는데, 글을 제법 썼다는 사람 중에도 글 참 못 쓰네, 이 실력으로 글 쓰는 일을 하는구나 하는 사람도 있다. 아, 그렇다면 글을 잘 쓰는 능력은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는 건가?
정답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오래된 작법서든 요즘 작법서든 글 잘 쓰는 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람들이 알아듣기 쉽게 쓰라는 대원칙이 같기 때문이다. 몇 가지 주의할 점만 지켜서 쓴다면 누구든 잘 읽히는 글을 쓸 수 있다. 문제는 이 몇 가지를 알려고 하지 않는 데 있다. 또 알지만 다 쓴 후에 점검하지 않는 게으름 탓이다.
내가 쓴 글을 사람들이 못 알아먹는 정도이거나 글을 좀 잘 써보려고 마음먹은 사람이 아니면 작법서에는 쉽게 손이 가지 않을 것이다. 책 한 권 분량의 잔소리를 들어야 하나, 귀찮은 마음이 들 것이다. 귀찮아도 시키면 해야 하는 아이들이 있다. 학생들이다. 그 아이들에게 읽히면 좋겠다. 그때 알아두면 두고두고 써먹고 도움이 되니까. 예문을 들어 자세히 설명해서 그렇지, 막상 읽어 보면 몇 가지 원칙에 대한 이야기라서 어렵지 않다. 외워야 하는 것도 아니고.
이 책을 교정교열하면서 머리가 아팠다. 맞는 문장에 대한 얘기를 하려니 책에 나온 모든 문장이 맞아야 할 것 같아서. 이런 책은 '오타자연발생설'을 들이밀기에도 애매하지 않은가. 그러나 읽는 사람은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예문이 많다. 대충 읽더라도 어떤 문장을 어떻게 고치면 좀 더 효율적이고 쉽게 읽히는지 눈치로 알아챌 수 있다. 글 잘 쓰는 법이 정해져 있다는 말은 그 뜻이다. 문장을 정확하고 바르게 쓰는 법이 정해져 있다는 말이다. 맞춤법에 맞게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장을 말이 되게 쓰는 게 먼저니까.
글 잘 쓰는 법에 맞게 문장을 한번 고쳐볼까.
1. 할 말을 한 번만 하자.
-너를 사랑해.
(비교: 사랑해. 내가 진짜 너 좋아하는 거 알지? 많이 사랑해. 정말이야. 사랑해)
2. 써놓고 보니 할 말을 다 못 한 것 같다면 문장을 늘여 쓰지 말고 다른 표현을 이어서 쓰자.
-너를 사랑해. 너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너를 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아.
3. 빼도 되는 말은 빼자.
-사랑해. 너무 사랑해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아.
4. 읽어보니 중복되는 말이 있으면 빼자.
-사랑해. 너무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아.
5. 모호한 부사어를 구체적으로 바꾸자.
-사랑해. 온통 너만 생각날 만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아.
6. 잘못 쓴 부사어를 바꾸자.
-사랑해. 온종일 네 생각이 날 만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아.
7. 흔한 표현을 참신하게 바꾸자.
-사랑해. 온종일 네 생각이 날 만큼. 널 보면 설레서 몸이 뜨는 기분이야.
8. 문장 호응, 맞춤법 등을 점검하자.
이때 읽는 사람 눈에 거슬릴 만한 게 있는지도 살핀다.
처음부터 독자를 생각하면서 쓰는 게 더욱 좋다. 고백을 받는 상대에 따라 달라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