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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개미핥기 Nov 12. 2020

Moo'tice

#02, 안 괜찮아도, 괜찮아

2017년, 스스로 내게 가장 많이 했던 말은 #안괜찮아도괜찮아 였다.


나를 위로할 수 있는 말이 이거 하나뿐이었다. 하나뿐인 내 가족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으며, 가장 소중한 내게도 상처를 줬다. 그 상처를 준 나 자신이 원망스러웠고 한심스러웠지만, 괜찮다고 말을 해줬다.


'안 괜찮아도 괜찮아'


특히, 잠이 들기 전 내 배를 스스로 토닥토닥하며 그 말을 반복했다. 어느 덧 그 행위는 내 습관이 되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힘이 들때 배를 토닥이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그 행위가 나를 #위로 하는 아주 소중한 습관이 됐다. 또한, 내가 나를 이해함을 나타내는 표식이었다. 그 표식을 통해 나는 버틸 수 있었고, 살아갈 수 있었다.


사실 그때는 살아가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다. 힘들다는 생각은 나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갔다. 결국 나는 모든 것을 '포기'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꿈을 포기했고, 현재를 포기하고, 미래를 포기하게 되는, 그리고 '나' 자신을 놓아버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포기하는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두 가지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하나는 '#일'이었고, 다른 하나는 '#운동'이었다. 


일의 경우 10년간 이어온 #공부 가 아니었다. 새로운 일이었다. 그 새로운 일은 #해외직구사업 이었다. 나는 #스타트업 을 하고 싶었다. 기존에 있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재미가 없었고, 새롭게 이끌어 간다는 의미를 얻어내지 못할 것 같았다. 쉽게 말하면, '사업을 얕봤다.' 또한, #대기업 을 #적 으로 인식했다. 사회를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암약하는 #악 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0년 간 공부만 해왔던, 나의 무지로부터 나온 시각이자 견해였다.


그렇게 다짐을 하고 #어플 #기획 을 시작했다. #벤치마킹 할 어플을 리스트화하여 나열했고, 구동할 서비스를 생각했다. 우선 #덕업일치 가 되어야 일을 함에 있어 보람과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좋아하는일 과 #잘하는일 로 나누어 데이터를 뽑았고, 교집합에 놓여있는 아이템을 선정했다. 그 아이템은 #해외직구 아이템이었다.


나의 메일은 항상 해외직구 정보로 가득 차 있었고, 1년에 해외구매 건 수만 150~200건이 되었다. 이 경험을 살려 사업을 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일단 어플 개발자 친구와 오퍼레이터 친구를 섭외하여 3인으로 팀을 꾸렸다. 우리가 만든 #직9 의 기본 기획은 '#핫딜정보 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광고 를 통해 수익을 얻자'였다. 지금 생각하면 기획의 기자도 모르며, 수익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행위였다.


1년 간 4시간을 자며, #블로그#인스타#페이스북 에 해외직구 정보를 하루에 20개씩 올렸다. 한창 해외직구가 유행하던 때라 단기간 내에 성과가 있었다. 블로그는 하루 2,000명이 방문했고, #구매대행 요청이 수십개씩 들어왔다. 하지만 문제는 #수익 이었다. #인프라 가 부족했고, #수수료 로는 이익이 나지 않았으며, #어플광고 를 이용하기에는 어플 유입자가 없었다. 결국 수익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우리 노동의 가치는 마이너스가 됐다. 그리고 그 마이너스는 3인이 각자의 길로 떠나게 되는 원인이 됐다. 한 명은 최고의 인터넷 은행으로 갔고, 한 명은 중소기업 영업으로, 나머지 한 명인 나는 기존 업무를 지속하게 되는 현실로 돌아갔다.


그 현실로 돌아와 나는 다른 몰두할 것이 필요했다. 4시간 자며 했던 일들이 무의미해지면서 다시 #살아갈동기 를 잃었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무작정 운동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달리기' 아니 '#오래달리기' 였다. 처음에는 500m도 달리기 힘들었다. 공부라는 것을 하며 앉아만 있었기 때문인데, 체력이 바닥이었다. 또한, 중학교 때, 먹지도 자지도 않으며 게임에 몰두해서 얻은 #폐결핵 으로 인해 달리는 행위 자체가 버거운 상태였다.


그래도 달렸다. 무작정 달렸다. 달리고 또 달렸다. 500m를 이 악물고 달렸고, 발을 질질 끌며 1,000m를 달렸다. 나는 #우공이산 을 믿는 바보같고 미련한 사람이었다. 아니 지금도 미련한 사람이다. 그러니까 그때 내가 믿었던 것은 #나아질것 이라는 #믿음 뿐이었다. 누군가 나를 보살펴 주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믿음 이었다. 그 믿음이 통했는지 한 달만에 2,000m를 쉬지 않고 달릴 수 있었고, 두 달만에 5,000m를 달릴 수 있었다. 


그러자 목표가 생겼다. '10,000m를 달려보자.' 혼자가 아니라, 남들과 함께 달려보자. 그리고 그 기쁨을 공유해보자. 나는 그렇게 목표를 세웠고, 또 무작정 달렸다. 계획? 코칭? 내게는 무의미했다. 나라는 사람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무엇도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포기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나는 #우공이산 을 지향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한 번에 10,000m를 달릴 수 있을 때까지 달렸다.


그런데 생각보다 쉽게 달성했다. 겨우 5개월 만에 10,000m를 쉬지 않고 달릴 수 있었다. 물론 속도는 느렸다. 남들보다 현저히 느렸다. 시속 10km도 안 됐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달릴 수 있다는 #사실 에 집중했다. 그리고 #감사 했다. 내가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사실과 믿음에 말이다.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다음 행동에 돌입했다. 바로 10,000m 달리기에 참가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대상은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하는 #기브앤레이스 였다. 기브앤레이스 참가 소회는 아주 간단했다. #함께달린다 라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고, #혼자가아니다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 시점을 기준으로 달린다는 행위가 내게는 새롭게 다가왔다. 달리기는 내게 #기분전환 이자, #스트레스해소 의 역할을 했다.


기브앤레이스를 완주한 후에 새로운 목표를 세웠는데, 1달에 100,000m 달리기였다. 이 목표를 위해 꾸준히 또 꾸준히 달렸다. 그 결과 1년에 1,000,000m 달릴 수 있었다. 그리고 이 경험은 내가 나를 극복했다는 증거이자, 미래를 살아가는 원동력이 됐다. 이 원동력으로부터 달리고 또 달려, 최근에는 '안 괜찮아도 괜찮다'는 말을 내가 아닌, 주변 지인들에게 나누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안 괜찮아도 괜찮아'는 내게 #실패 를 이겨내는 중요한 문구로 남아있다.

그 이유는 지금도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같지않은소설 #사소설 #현실소설 #그렇지만소설 #문학적접근 #일상사 #미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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