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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개미핥기 Nov 23. 2020

Moo'tice

#09-1, 당신을 지나가며


'당신이 마련하신 

기쁨과 고통의 행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해종, '연애 편지를 쓰는 밤' 중에서-


당신에게 부족한 저라, 

당신을 힘들게 하였습니다.

그로 인해 고통받았을 당신에게 정말 미안합니다.


기껏 마련하여 주신 행사에 참여하여,

부족한 모습만 보여드려 미안했습니다.

되려 고통을 드려 미안한 마음만 가득합니다.


2013년 4월, 

검은 투피스는 당신의 우아함을 뽐냈으며,

저를 '우와'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남자친구가 있던 당신이라,

가슴 속에 제 마음을 숨겨두었습니다.


그로부터 4년 후,


2017년 4월 

따스한 봄날 당신을 다시 만났습니다.


'내 마음은 여전해 아직 너를 원해

몇 년이 지나도 난 아직 널 그리워해

난 아직 기억해 우리 처음 봤을 때

네 옷차림과 머리 스타일도 다 정확하게'


-비투비, '그리워하다' 중에서-


그때완 다른 밝은 원피스와 밝은 트렌치 코트,

밝은 봄날, 화사한 귀여움을 보여줬습니다.


저는 다시 한 번 당신에게 반했고, 

또 반했습니다. 


결국 주체할 수 없는 제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저는 우리가 함께한 '환상의 나라'에서의 시간이

여전히 '환상'처럼 남아있습니다. 


그때 판다를 보며, 즐거워하는 당신을 보며,

제 마음 또한 즐거웠습니다.


우리 사이의 분홍빛 기류처럼

봄날 흩날리는 ‘벚꽃잎’은 분홍빛 홍학과 함께 우리를 축복했습니다.

'환상적'이게 말입니다.


'그 곳'은 천국이었고,

그 어떤 곳보다 아름다웠고,

그 무엇보다 따스했습니다.


과거 보지 못한 당신의 모습에 내 마음은 따스해졌고,

어린아이처럼 빛나던 당신의 눈빛은 아름다웠으며,

'그곳'은 제가 갔던 그 어느 곳보다 밝은 빛으로 물든 곳이었습니다.


여전히 '그곳'은 아름답고 밝게 분홍빛으로 물들어있으나,

당신과 저의 사이는 너무 밝아 이제 보이지 않는 상태로 변했네요. 


시들지 않는 기쁨을 선사하고 싶어,

시든 후에 더 매력적인 꽃을 선물했고, 

그 꽃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사랑을 유지하고 싶었습니다.


고통을 사랑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저 자신의 못남 때문에, 

믿을 수 없는 일을 믿고자 하지 않는 저 자신의 부족함 때문에,

당신의 두드림을 기다리지 못했습니다. 


이 못난 저를 용서하십시오. 


현실적인 문제도,

건강상의 문제도,

거리감의 문제도,


모두 제가 못난 탓이었습니다.


그러니 

당신은 미안해 하지도 말고,

저를 생각도 하지 말고

더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한 미래만 꾸려가십시오.


또한


'선택에 후회하지 마세요.

그 순간에는 그 선택이

당신의 최선이자,

최고의 선택이었을 테니까요.

당신, 분명 잘 한 거예요.'


-하태완 책, '너에게' 중에서-


저 혼자만 당신을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하겠습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당신의 '행복'뿐입니다.


그때 한창 힘들었을 당신에게 해주지 못한 말,

하루 종일 힘들었을 당신에게 해주지 못한 말,


'꿈꾸던 세상과는 많이 다른 현실에 

많이 실망하고 점점 지쳐가지만

그래도, 언젠가 이루어질 그대의 세상

내가 그대를 항상 응원할게요.'


-어쿠스틱콜라보, '응원가' 중에서-


항상 당신을 멀리서나마 응원하겠습니다.

여전히 당신을 사랑합니다.




PS. 어쩔 수 없는 마음에 그 사람을 보내며 적은 나의 시이자 글이다. 마음을 다 담아내려고 노력했지만, 한계점은 분명히 존재했고 또한, 그 사람에게 닿지 못한 글이 되었다. 사실, 그 이후로 나는 차단을 당해버려서, 그 사람과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도 더 해보지 못했다. 


#응원가 #이별 #연애 #시 #미련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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