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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개미핥기 Nov 26. 2020

Moo'tice

#10-2, 우리 그만 만나요 - 보이지 않는 존재


다음 날, 나는 그 사람 가족에게 #보이지않는존재 가 되기 위하여 집 앞까지 찾아가지 않았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공원에 주차하고 그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집 근처 공원이에요. 그리로 나오면 돼요.' 이 공원은 우리의 추억이 쌓인 곳이다.


그 사람의 오빠가 결혼한 당일, 오빠네를 공항에 모셔다 주고  그 사람과 함께 밤을 거닐던 곳이었다. 또한, 그 사람과 내가 처음으로 한 집에서 잠을 청한 날이었다. 물론, 이제 독립하게 된 오빠 방이 내가 잠이 든 곳이고, 그 사람은 그 사람의 방에서 잠들었다. 그 사람은 그 공원에 관하여 아무런 의미가 없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내게는 '#가족'의 틀로 조금이나마 들어간 순간이라고 생각했었다.


주차장에서 10여분을 기다리니 멀리서 그 사람이 다가왔다. 환하게 웃으며 반갑다는 표현을 내게 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 사람은 나를 보자마자 손을 잡고 말했다.


"오느라 고생 많았죠? 오늘 우리 재밌게 놀아요. 어디가고 싶어요? 맛있는 거 비싼 거 먹을까요?"


그 사람은 마치 '#내밀한연인'처럼 굴었다. 어제 내가 목격한 장면들이 꼭 '#신기루'라는 듯이 말이다. 나는 처음에 당황했지만 분위기에 맞춰주기로 했다. '#오늘만연인'인 것처럼 굴지 않았고, '우리 사랑은 영원할거야'라는 듯이 말이다. 만나자마자 우리는 차를 타고 멀리 가기로 했다. '#송도케이블카'를 타고 서로 깔깔거리며 사진을 찍어줬다. 사진 속 그 사람은 밝게 웃었다. 그 웃음 '저 사람'에게 보여준 웃음과 같았다.


나는 속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진짜 이 사람은 뭐지?', '이 사람의 진짜 모습은 뭐지?'. '이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아무런 답이 나오지 않았다. 겉으로 웃으며, 속으로는 끊임없는 고민과 사투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놀랐다. '내가 이렇게 #표리부동 한 놈인가?' 한편으론 무척이나 웃겼다. 나 자신이 말이다. 또한, 대단해 보였다. 나 자신이 말이다.


송도에서 케이블카를 탄 후 '#태종대'를 향했다. 우선 태종대에서 가장 놀란 것은 사람이 무척이나 많았다는 점이다. 코끼리 열차를 타지 않으면 태종대를 다 돌기 힘든데, 그것을 타기 위해서는 2시간이 필요했다. 우리는 과감하게 걷기로 했다. 태종대를 다 걷지는 못하더라도 '조금만 걷자'라는 생각을 했다. 그녀는 흔쾌히 걸어가자고 말했다. 꼭 '#마지막부탁'을 들어주는 사람처럼 말이다.


태종대 입구에 주차를 하고 '#태종대전망대'를 향해 걸었다. 엄청 덥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시원하지도 않았다. 그런 환경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은 불평하지 않았다. 우리는 1시간 넘게 언덕을 따라 올라갔다. 소소하게 대화를 나누며, 우리의 일상을 이야기하며 말이다. 또한, 그 사람은 나와 함께하는 미래를 이야기했다. 마치 안심시키려는 듯이 말이다. 그렇게 우리는 태종대전망대에 도착했고, 그 옆에 있는 '#자살바위'를 바라보게 됐다. 나는 어제 밤 일을 떠올리며 '#자살'이라는 글자도 함께 떠올렸다.그리고 그 앞까지 #함께 우리는 걸어갔다.




PS. 태종대를 걸어올라가는 언덕은 무척이나 힘들었다. 왜 사람들이 코끼리 열차를 타려고 줄을 서는지 알겠더라. 나는 걸어가면서 끊임없이 다음 생각을 되뇌었다. '다음에 다시 태종대를 가게 된다면 꼭 '#코끼리열차'를 타겠다.'


#현실 #연애 #사랑 #이별 #글귀 #글감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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