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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개미핥기 Dec 03. 2020

Moo'tice

#12, "꿈에서 깨어나세요"


'너만 보고 너만 알고 너만 위해 살았던 난

마움 둘 곳을 몰라 하루가 일년 같아

아무것도 아무일도 아무말도 못하는 난

그래도 사랑을 믿어 그래도 사랑을 믿어

오늘도 사랑을 믿어'


#모세#사랑인걸  -


모세의 사랑인걸 중, 특히 와 닿는 부분은 다음이었다.


"하루가 일년 같아"


분명히 10년 전에 나온 노래였는데, 하루하루 버거운 날들을 보냈더니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그리고 마침 #유튜브 를 틀었더니 #알수없는알고리즘 을 따라 이 노래에 가닿게 됐다. 이런 노래를 듣고 나면 내 마음이 괜찮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더 심난해졌다. 적어도 한 달을 혼자서 보내며, 나에 관해서 생각해보며, '잘못은 무엇이었는지', '내가 잘못한 일들은 무엇이었는지' 고뇌하기로 결정했는데, 너무 힘들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잘못이 없다.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야.'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내 마음을 지배했다. 머리로는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저 문자 하나로 나와의 #연 을 끊어버린 그 사람이 미웠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내려가 그 사람에게 만나달라고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간다고 해도 그 사람은 나를 만나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은 한 달 뒤, #연휴 를 이용하여 부산에 내려갈 계획을 세웠다. 그 사람이 만나주면 만나고 올 것이고, 차단이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면 친구들과 #부산여행 을 즐기고 올 생각이었다. 그렇게 나는 한 달 후를 기약하며, 이를 악물고, 허벅지를 꼬집으며 참아냈다.


그러나 여태까지 숱한 이별을 해오면서 그때만큼 힘들었던 적이 없었다. #하루하루 내가 죽어가는 것 같았다.


'하루하루 지나가면 잊을 수 있을까

그대의 모습과 사랑했던 기억들을

끝내 이룰 수 없었던 약속들을

나는 또 슬퍼하고 말꺼야'


#윤미래#하루하루 中 -


특히 노래를 많이 들으면서 내 마음을 스스로 위로하고 있었는데, 세상 #이별노래 가 다 내 이야기 같았다. 친구들이 이별하고 이런 이야기를 하면 "#헛소리 좀 그만해"라고 말했던 나였는데, 상황이 뒤바뀌었다. 물론 친구들에게 나는 '이런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라는 말을 절대 입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다만 유일하게 나의 마음을 상담해준 #대학원 여자후배에게 이야기했다.


그에 대한 대답은 항상 같았다.


"오빠, 헛소리 하지말고, 정신차리고, 꿈에서 깨어나세요. 뭔 지랄맞은 소리예요? 한 달을 왜 기다려요, 제가 소개팅 해줄테니까 다른 사람 만나요. 오빠처럼 좋은 사람이 어디있다고 그래요. 그러니까 빨리 잊어버리고 다른 사람 만나요. 사랑은 사랑으로 잊혀진다고 하잖아요."


내가 그 후배에게 과거에 해줬던 말이었다. 똑같이 대사를 복사해서 내게 던져줬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할 말을 잃었다. 아니,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저게 사실이고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나는 그 사람에 대한 #미련 을 버릴 수 없었다. 후배가 해준다는 #소개팅 이야기 그리고 그 대상의 사진 모두 보여줬지만 흥미를 가지지 못했다. 아니 흥미를 가질 상황이 아니었다. 내 마음 속은 #두려움 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이 사람도 그 사람과 똑같이 행동하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내 마음 속에 가득 차 있었다. 그래서 그런 걱정이 가장 컸다. 이 걱정이 '마음 속 큰 짐'으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선뜻 나서서 하자고, 소개팅을 하고 싶다고 할 수 없었다. 명확한 의지를 내보이지 못한 것이다. 참으로 미덥지 못한 행동이었고, 선택이었다.


차라리 그때 소개팅을 했다면, '2년 뒤에 있었을 그 만남에서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깊이 반성했고, 2년 전 나의 행동을 후회했다. 사실 그 소개팅 대상은 정말 너무나 좋은 조건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 당시 내가 그 사람에게 버림 받았다는 생각만 하지 않았다면,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사람은 나의 사진을 보고, 나의 행동묘사를 보고 그저 나한테 호감이 간다고 말했다고 한다. 나의 행동이 아니, 행실이 올바르고 선한 마음이 끌렸다고 한다.


하지만 그 기회를 내가 차버렸고, 그 사람은 2년 뒤 소개팅에서 나를 거절했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그 일에 관하여 후회를 하고 있다. 물론, 지금 내 옆에는 그 사람보다 더 좋은 7년 전 처음 만났던 그녀가 있다.



PS. 그녀는 7년 전 만났다. 나의 인생 첫 소개팅으로 말이다. 그리고 지금은 내 옆에 있다. 연인으로 예비신랑으로 말이다. 그리고 앞으로 그 사람은 내 인생을 함께 할 동반자이자 반려자가 될 예정이다.


#현실 #연애 #사랑 #이별 #글귀 #글감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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