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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개미핥기 Dec 07. 2020

Moo'tice

#14,  한 달이라는 시간

사실 한 달이라는 시간을 가진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가능성 이 0에 수렴했다. 아니, 결과적으로 그랬다. 그 사람이 나를 차단한 시점부터 나는 네이버 블로그를 찾아봤다. 그 검색어는 #재회#재회의가능성 을 많이 찾아봤었다. 한 블로그는 매달리지 않았을 때, 재회의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말을 했다. 그리고 그 말을 믿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른 것이었다. #상황 도 고려해야 했고, '사람 간의 정'도 고려해야 했다. 결국, 그 사람의 말은 틀렸다.


둘째, #마음의정리 를 한 것이다.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 사람이 아니라 나를 돌아볼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한 달이라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한 달 동안 다친 내 마음을 열심히 치유하려고 했다. 그 사람을 원망하고, 미워하고, 욕을 했다. 한 달 중 3주를 그렇게 보냈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잘못된 행동이었다. 내 마음을 치유하는 옳은 방법은 나를 돌아보고, 생각해보고, 다독이며 온전히 나를 사랑하는 일이었다. 그것을 깨달은게 3주가 지난 후였다.


이 방법을 깨닫고 나니, 그 사람에 대한 #미련 이 쉽게 사라졌다. 아니, 왔다갔다 하는 내 마음을 쉽게 진정시킬 수 있었다. 부산으로 내려가기 일주일 전, 나 자신에게 다짐을 했다. '그 사람이 나를 다시 차단하면 쉽게 포기하자.' 일주일 내내 이 이야기를 머릿속으로 되뇌었다. 그 효과 덕에 그렇게 할 수 있었다. 그 사람이 나를 다시 차단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포기했다. 그리고 차를 돌려 친구들이 있는 숙소로 갔다.


숙소에 도착해서 친구들을 만나자마자 말했다.


"즐기자! 다 끝이다!"


친구들은 "또라이", "미친놈"이라며, 진짜 친구답게 나를 위로해줬다. 그렇게 우리는 바로 술자리를 가졌다. 멀리 나가지 않았다. 바로 앞에서 과자랑 술을 간단히 사왔다. 당시 우리 모두 가난했다. 한 친구는 중소기업, 나는 군인, 한 친구는 백수였다. 그래서 돈을 아끼는 방식을 이용했다. 그게 편의점 과자랑 맥주였다.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즐거웠고, 신났다. 그렇게 즐겼다.


그리고 친구들은 술을 마시면서 내게 다시 물어왔다. "부산은 어디가 좋냐?", "커플이 가기 좋은 곳이 어디야?" 등 나를 놀리는 말을 했다. 나는 덤덤히도, 무던히도 받아들였다. 우리는 고심 끝에 #태종대 를 가기로 했다. 내가 그 사람과 마지막으로 간 그곳말이다. 그 사람과 마지막으로 간 지 한 달만이었다. 한 달 전과 달라진 점은 단 두 가지뿐이었다. 하지만 내 인생으로는 많은 것들이 달라져있었다. 주변에 있던 바다가, 나무가, 하늘이 달라진 것처럼 말이다.



ps. 기억하기로는 한 달전보다 힘들었다. 하지만 즐거웠다. 


#사랑 #연애 #이별 #글 #글귀 #친구 #여행 #부산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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