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 묻기 안부 전하기
상추 한 움큼과 토마토 여섯 알의 마음 읽기
오늘 아침, 상추 몇 닢을 물에 헹궜다. 마당에서 키운 상추라 했다. 볕에 그을려 가장자리는 톱니처럼 말랐지만, 마트에서 파는 연한 잎들과는 다르게, 단단했다. 볕을 많이 받아 억세 졌다. 그러나 땡볕을 견딘 것 만이 가질 수 있는 향과 맛이 있었다.
함께 온 방울토마토도 그랬다. 크기도 제각각이고 모양도 들쑥날쑥이지만, 입에 넣으니 그윽한 향이 입안에 퍼진다. 마트에서 사는 단정한 토마토보다 이건 야생의 기운이랄까, 무언가 건강한 맛이 난다.
어제 지인이 주신 거다. 내게 상추 몇 닢과 방울토마토 몇 개를 주기 위해 버스를 타고, 땡볕에 먼 길 오신 걸 생각한다. 내게 준 건 단지 상추 몇 닢과 방울토마토 몇 개가 아니다.
말 없는 안부고, 숨겨둔 걱정이고, 바쁜 일상에 끼는 제대로 챙겨 먹는지에 대한 확인이자 다정한 꾸중이다.
오늘 아침, 상추 봉지를 풀며 볕의 시간을 읽는다. 마당의 흙을 뒤집고 강렬한 볕을 일구어 키운 상추를 내게 주시기까지의 마음도 함께 읽힌다. 결국 삶이란 그런 거겠지. 한낮의 볕을 견디며 속살을 만들어가는 일. 그러다 문득 생각나는 누군가에게 아무런 바람 없이 무언가를 내어주는 일, 오래오래 가까워지는 일.
그렇게 나는 생각지도 못한 볕을 먹는다. 무언의 안부를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