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이란 무엇인가
대한민국 사람 누구도 김밥의 기본을 함부로 가늠하지 않는다. 동네 김밥집 메뉴판에는 제일 첫 줄에 ‘기본 김밥’이라 적혀 있거나, 상호명 그대로의 김밥 이름이 자리한다. 간판이 ‘어머니 김밥’이면 첫 메뉴 ‘어머니 김밥’이 그 집의 ‘기본 김밥’인 셈이다.
이국적인 레스토랑에서 메뉴판을 보다가 웨이터에게 “이 음식엔 뭐가 들었지요?” 물을 때처럼 기본 김밥이 무언지 물어보자.
“기본 김밥엔 뭐가 들어가나요?”
“그냥 기본이요. 기본 김밥.”
넌 기본을 모르냐는 눈빛이 돌아올 것이다.
또는 첫 메뉴가 ‘일반 김밥’이라 적힌 김밥집도 있다.
“일반 김밥은 뭐예요?”
“일반 김밥이요. 햄 안 든 거.”
다른 집에선 일반 김밥이 ‘햄 든 거’여도 말이다.
어떻게 물어도 매일반이다.
당신은 무엇을 기대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