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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기혜 Aug 02. 2024

15 김밥대 구함

김밥과 노동

대부분의 김밥집은 경력직을 구한다. 지원자 자기 소개란에 집에서는 김밥을 꽤 싸보았다고 첨언을 해두어도 지원하는 곳마다 연락이 없었다. 상상해 보면 가게 저마다의 기준에 맞게 밥의 정량을 단번에 집어 드는 일, 끈끈한 밥이 미끈한 크림이라도 되는 것처럼 촤락 펼치는 일이 쉬울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지원한 알바 공지 말머리가 내겐 ‘개별연락’ 없이 ‘마감’으로 바뀌는 걸 보면, 처음부터 경력이 어딨냐고 내적으로 항의를 했다.

그러다 내 말을 들은 것처럼, ‘김밥대 구함’, ‘초보 가능’, ‘누구나 배우실 수 있습니다.’를 쏙쏙 적은 공지가 올라왔고, 얼른 지원을 했고, 답이 왔다.  6개월만이다.


“이번 주에 오실 수 있으세요?”     

드디어 유리창 안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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