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위한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내가 다니는 학교 또한 학생들을 위한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나는 학교 상담센터에서 총 두 번의 상담을 받았다. 처음은 2년 전, 불안이 일상을 덮치기 시작했을 시기였고, 두 번째는 지금, 안정을 찾아가는 시기 도움을 받기 위해 상담을 받고 있다. 이 글에서는 그 두 시기 상담을 돌아보며 상담이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그 안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우선 2년 전, 처음 공황을 겪고 불안이 심해지며 상담을 알아보게 되었다. 이때 학교에 상담센터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상담을 신청하게 되었다. 그 당시, 내가 왜 이렇게 힘든지, 왜 항상 불안한지에 대해 이유를 상담을 통해 알아내고 싶었다.
처음 상담을 시작하는 날, 상담실에 들어가니 작은 탁자와 탁자를 사이에 둔 소파가 마주 보고 있었다. 한쪽 소파에 선생님이 앉아 계셨고, 맞은편에 앉아 상담을 시작했다. 첫 시간은 상담사에 대한 소개와 상담에 대한 전체적인 소개가 이루어졌다. 얼마 간의 시간 동안, 몇 회기로 진행되는지, 비밀 유지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내가 상담을 받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게 설명을 듣고 내 상황에 대해 말하다 보니, 상담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첫 회기 상담이 끝난 뒤, 내 현재 상황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다양한 검사를 진행한 뒤 두 번째 회기를 진행하기로 했다.
내가 진행한 검사는 MMPI, TCI, 문장완성 검사였다. MMPI는 다양한 심리적 증상과 성격 특성을 수치화해서 보여주는 검사로, 심리 전반의 상태를 알 수 있는 검사였다. TCI는 기질 및 성격 검사로, 사람의 타고난 기질과 형성된 성격 두 가지 측면을 분석하는 검사이다. 문장완성검사는 반쯤 완성된 문장을 보고 이어 쓰는 방식으로, 검사를 통해 나의 무의식적인 감정, 내면의 갈등, 두려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두 번째 상담은 진행한 검사들에 대한 해석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사실 2년 전 상담에서 결과를 해석한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기도 했고, 당시에는 검사결과를 곱씹어볼 만한 마음의 여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회기가 끝난 후, 세 번째 회기부터 마지막 열 번째 회기까지는 나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삶과 감정, 기분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내 불안의 원인을 찾아가고, 불안을 다스리는 법에 대해 상담을 진행했다.
지금은 시간이 많이 지나 상담에서 나눈 구체적인 대화나 감정은 기억이 흐릿하지만, 그 당시 상담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해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특히 나는 내가 얼마나 다른 사람의 시선을 예민하게 신경 쓰고 있는지 처음으로 자각할 수 있었다. 타인의 기대에 나를 맞추고 혹여나 그 틀에서 벗어날까 불안에 억눌려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건, 상담사 선생님이 병원에 대한 편견을 없애주셨다. 그전까지 정신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선입견이 있었지만 상담을 통해 병원이 나를 돌보는 것을 도와줄 수 있는 중요한 곳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 상담을 계기로 나는 처음 병원에 발을 들일 수 있었고, 지금까지도 회복의 한 부분으로 병원을 다니고 있다.
2년 전의 상담은 내가 불안을 마주하고 말할 수 있게 도와준 첫걸음이었다. 그전까지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에 압도되어 살았다면, 상담을 통해 처음으로 '나'라는 사람을 천천히 살펴보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비록 그때의 대화 하나하나가 또렷이 기억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 마음속 어떤 흔적으로 남아있다. 내가 흔들릴 때마다 나를 붙잡아 주는, 나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게 하는 시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