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 나를 알아가는 시간 3

by 따뜻한 나라

요즘 나는 다시 상담을 진행하는 중이다. 2년 전 상담을 받은 후, 나는 한동안 상담실을 찾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 다시 상담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일상이 힘들고 마음이 아프기보다는, 복학 후 바뀐 상황이 어색하기도 하고, 어색하고 긴장된 마음을 더 잘 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이번 상담 역시 학교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했다. 공간도, 선생님도, 상담을 진행하는 내 마음도 예전과는 조금 달라졌다.


상담의 첫 회기와 두 번째 회기는 이전 상담과 비슷하게 진행되었다. 상담에 대한 전체적인 소개와 상담을 찾은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각종 검사를 진행한 뒤, 두 번째 회기에서 검사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루었다. 오랜만에 진행하는 상담이어서 조금 긴장했지만, 상담사 선생님은 내 이야기를 조용히 기다려주고 들어주는 분위기여서 쉽게 마음을 열고 상담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번 상담에서 진행된 검사는 2년 전과 동일한 MMPI, TCI, 문장완성검사였다. 이번 결과는 얼마 전 해석을 들었기에 결과가 기억에 남는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결과는 내가 기절적으로 '인내심이 적은 편'이라는 해석이었다. 사실 그 이야기를 들을 때, 처음엔 조금 당황스러웠다. 나는 늘 참아왔고, 버티며 살아왔는데, 이런 내가 인내심이 없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선생님께서는 그 '참는 것'과 '인내하는 기질'은 다른 개념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기절적으로 인내심이 약한 사람은 감정적 압박에 쉽게 지치고, 스트레스 상황에서 버티기보단 피하거나 감정적인 반응을 하기 쉬운 특성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설명을 듣고 나니, 평소 사소한 일에도 감정을 소모하는 나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그러면서 기질은 타고난 것으로 잘못된 것도, 고쳐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설명해 주셨다. 그 말을 들은 나는 '내가 이상한 게 아니구나'라는 안도감과 함께 나의 예민함을 조금은 너그럽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첫 회기, 두 번째 회기가 지난 후 지금 다섯 번째 회기까지 상담을 진행했다. 그리 길지 않은 회기로 볼 수 있지만 나는 상담을 통해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아마 2년 전 상담을 한 번 경험해 봐서 그런지, 이번에는 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조금 더 자연스러워졌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나의 감정과 상황에 대해 말로 표현하며 나를 돌볼 수 있게 되었다.


상담을 통해 내가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내 불안의 근원이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는지를 조금은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그동안 나의 유능감을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감속에서 살고 있었다. 무언가를 해내고, 잘하고, 실패하지 않아야만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사람들의 인정을 통해 나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왔다. 상담을 통해 내 마음 깊은 곳을 들여다보며 내 불안의 근원을 찾아가고, 이를 통해 나 스스로를 이해할 수 있는 작은 문이 열린 기분이다. 앞으로의 남은 상담 회기를 진행하며 문을 더욱 열어갈 생각이다.


상담센터에서의 상담은 병원 상담과는 다른 장점이 있다. 우선 상담 시간이 넉넉하다는 것이 가장 좋았다. 한 회기 50분, 총 10번이 진행되어 내 감정을 천천히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병원 상담이 증상과 치료를 중심으로 상담이 진행되었다면, 학교에서 진행한 상담은 조금 더 정서적으로 나를 돌아보고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상담에 대해 공부를 하신 전문 상담사 선생님과 상담을 진행하니, 내 감정의 흐름이나 말속에 숨은 내 마음을 잘 읽어주신다는 점도 위안이 되었다. 그저 단순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미처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들까지 짚어주고,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감정까지 알아주셨다.


그리고 사실 이 모든 상담이 무료로 진행되다는 점이 내가 지금 상담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다. 전문 상담을 받는 데에 드는 비용은 현실적으로 큰 부담인데, 학교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누군가에겐 아주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진행되는 상담을 통해 나는 내 불안의 근원을 찾고, 내 마음을 조금 더 신중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앞으로 남은 상담 속에서도 지금보다 더 편안하고 단단한 마음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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