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 나를 알아가는 시간 1

by 따뜻한 나라

심리상담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병원 진료실에서 의사와 진행할 수도, 상담센터에서 전문 상담가와 진행할 수도, 학생이라면 학교에서 제공하는 무료 상담 프로그램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나는 이 중 진료실에서의 상담과 학교 무료 상담 프로그램을 경험해 보았다. 병원에서는 진단과 증상, 처방을 중심으로 한 의사 선생님과의 상담을, 그리고 학교 상담센터에서 진행한 상담 전문 선생님과 정서 중심의 심리상담을 받아왔다. 이 두 상담은 목적도 분위기도 달랐지만, 두 상담 모두 나를 이해하고 지켜나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우선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과 진행하는 상담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나는 지금까지 꽤 여러 명의 선생님과 상담을 받아보았다. 중간에 휴학을 하며 병원을 한 번 바꾸기도 했고, 다시 돌아온 병원에서는 이전과 다른 선생님을 만나야 했다. 그리고 최근에 또 한 번 주치의가 바뀌며 자연스럽게 다양한 상담 스타일을 접할 수 있었다.


선생님마다 조금씩 상담의 분위기는 달랐다. 어떤 분은 약의 효과나 복용을 중심으로 간결하게 진행되었고, 어떤 분은 약 이야기보다는 지난 일주일 간의 감정을 중심으로 상담이 진행되었다. 같은 진료실이지만, 의사 선생님이 어떤 분이냐에 따라 상담은 매번 다른 결을 가지고 있었다.


병원 상담의 가장 큰 장점은 의료적 지식을 바탕으로 내 증상에 대해 객관적으로 설명을 해준다는 점이다. 또 불안을 줄일 수 있는 방식에 대해서도 검증된 의료 지식을 바탕으로 제시해 주시기에 믿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약이나 내 증상에 대한 질문을 하면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답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하지만 병원이라는 특성상, 아쉬운 점 또한 있다. 상담 시간 자체가 짧다 보니, 깊은 감정을 나누기에는 제한이 있었다. 다른 환자들, 이후의 예약 때문에 아무리 길어도 15~20분을 넘기기 어렵다 보니 내 감정과 경험을 충분하게 풀어내기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진료실에서 만난 의사 선생님들과의 상담은 나에게 '의학적 안전망'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 내가 느끼는 불안이 어떤 이유로 비롯된 것인지, 지금 복용 중인 약이 어떤 방식으로 나를 돕는지를 전문적인 언어로 설명해 주며 나를 안심시켜 주었다.


여러 명의 선생님과 짧은 시간이지만 상담을 나누며 나는 내 감정을 나누는 법, 나의 일주일을 돌아보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또 설명을 들어며 내 상황이 의료적으로 어떠한 상황인지 객관적으로 알 수 있었다. 병원에서의 상담은 길지 않았지만, 그 안에는 명확한 설명과 안정감을 주는 말들이 담겨 있었다.


진료실을 나설 때마다 '내가 괜찮아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건 아마도 내 상태를 객관적으로 봐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안도감 덕분이었을 것이다. 물론 긴 이야기를 풀어놓기엔 아쉬운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그 상담들이 모여 내 회복을 지탱하는 기둥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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