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피어싱 1

by 따뜻한 나라

나는 피어싱을 좋아한다. 작은 금속이 나를 표현해 주는 방식이 좋다. 내 귀에 붙어 있는 작은 금속을 통해 내 취향을 드러내고, 나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것 같다.


처음에는 무서웠다. 바늘로 생살을 뚫는다니... 하지만 막상 처음 뚫고 나니, 아픔보다는 예쁘다는 감정이 더욱 컸다. 그 후 조금씩, 그러나 과감하게 하나씩 더 뚫다 보니 어느새 총열개의 피어싱을 가지게 되었다. 뚫을 때의 아픔은 묘하게 시원해져 갔고, 거울을 볼 때마다의 만족감도 커져갔다.


항상 불안에 대해 쓰던 내가 왜 갑자기 피어싱에 대한 글을 쓰는지 궁금할 수 있다. 글을 쓰며 나라는 사람의 중심에는 '불안'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나를 구성하는 것에는 불안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불안이 나를 구성하는 키워드 중 하나인 것처럼 피어싱도 그렇다. 나에게 피어싱은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라, 불안한 나를 잡아주는 방식 중 하나이고, 때로는 스트레스를 내보내는 창구이자, 말없이도 나를 보여주는 조용한 언어이다.


그래서 나는 피어싱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나를 더 편하게 만들어주는,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작은 반짝임에 대해서.


처음 피어싱을 뚫은 건 대학교 2학년 여름이었다. 그때는 살아가는 데 있어서 큰 재미나 행복을 느끼지 못하던 때였다. 엄마와 이야기를 하며 힘든 점을 나누던 때, 엄마는 나에게 무엇이라도, 네게 조금의 힘이라도 준다면 뭐든 해보라고 하셨다. 염색을 해도 좋고, 운동을 해도 좋고, 맛있는 것을 먹거나 만드는 일도 좋다고 하셨다. 그때 나는 피어싱이 떠올랐다. 고등학교 친구 중에 많은 피어싱을 하고 있는 친구가 있었는데 항상 보면서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바늘에 대한 두려움과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피했었기 때문이다. 피어싱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고, 뭐든 해보라는 엄마의 말에 용기를 얻어 피어싱 샵으로 향했다.


피어싱 샵에 가기로 한 날, 친구와 만나 피어싱 샵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혼자는 조금 무서워서 친구라도 있으면 괜찮을 것 같아 친구를 이끌고 갔다. 막상 도착하니 두려움보다 저 피어싱이 내 귀에 달린다는 설렘이 더 크게 다가왔다. 피어싱 모양은 둥근 장식에 큐빅이 박혀있는 모양으로 골랐다. 피어싱을 고른 뒤 뚫는 곳으로 가서 앉았다. 최대한 바늘을 보지 않으려 노력하며 눈을 감고 친구의 손을 잡았다. 차가운 알코올솜이 내 귀를 닦고, 마침내 내 귀에 바늘이 뚫렸다.


처음 피어싱은 양쪽 귓볼에 뚫었다. 아무래도 가장 보편적인 자리이기도 하고, 처음에는 지금처럼 많은 피어싱을 할 생각이 아니었기에 양쪽 귓볼만 뚫었다. 그렇게 피어싱이 달린 귀를 보며 만족감이 밀려왔다. 마침내 귀를 뚫었다는 생각과 귀에 있는 장식을 보며 예쁘다는 생각에 너무나 만족했다.


그 후 나는 귀를 볼 때마다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다양한 자리의 피어싱을 보게 되며 귀의 남은 공간들을 채워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후 가장 먼저 뚫은 곳은 오른쪽 귓볼 조금 윗자리와, 외쪽 귓바퀴였다. 이때까진 연골을 뚫는다는 것에 두려움이 있어, 연골 중 가장 만만해 보이는 귓볼을 뚫게 되었다. 역시나 너무 만족스러웠다. 귀에 다양한 모양의 피어싱을 할 수 있었고, 이러한 피어싱을 통해 나를 드러낼 수 있었다. 나는 소심한 관종이기에 너무 눈에 띄고 싶지는 않지만, 나만의 개성을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으로 피어싱은 작지만 독특한 디자인으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되어주었다.


하나, 둘 추가하다 보니 어느새 내 귀에는 총 열 개의 피어싱이 있다. 왼쪽 귀에 다섯 개, 오른쪽 귀에 다섯 개. 누군가는 내 피어싱이 너무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나도 알고 있다. 내 피어싱이 많다는 것을. 하지만 나의 피어싱은 다른 누군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온전히 나를 위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마음이 동하고, 귀를 더 꾸미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천천히 더해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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