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된 노후주택 리모델링 일곱째 날

by 일조

"현타가 왔다가 정신승리했다가 현타가 왔다가 정신승리했다가 왔다 갔다 하는 겨~"


때는 아침 7시 55분께. 어제 우리의 요구사항을 일부 반영하여 업데이트 된 따끈따끈한 도면이 단톡방에 도착했다. 아내는 눈곱도 떼지 않은 채, 정말이다! 침대에서 눈을 번쩍 뜨자마자 이불을 박차고 거실로 달려가 노트북을 켜고 도면을 하나하나 읽기 시작했다.

확실히 설비가 들어가니까 하루하루 생각하고 빨리 결정해야 할 것들이 많아졌다. 심리적으로 압박감이 쪼여오기 시작했다. 지금 결정하면 되돌릴 수 없다고 생각하니 과연 우리의 선택은 옳은 것일까 건너지 말았어야 할 다리를 건너는 건 아닌가 하는 마음이 계속 들었다. 싱크볼과 인덕션의 위치가 계속 왔다 갔다 바뀌고 세면대는 욕실 안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화장실은 크기가 커졌다 줄어들었다… 도면 위에서 집은 몇 번이고 허물어졌다 세워졌다를 반복한다.

충분히 시간과 돈을 들여 설계를 명확하게 하고 공사를 시작했으면 너무나도 좋았겠지만 우리 집은 노후주택. 벽을 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못 털면 그 땐 어떡할 것인가! 아니야, 우리 집처럼 한치 앞을 장담할 수 없는 공사일수록 사전에 중요한 것들을 미리 결정해 놓고 진행하는 것이 필요했던 건 아닐까?! 아내는 설비를 들어가면서 그 동안 봐왔던 레퍼런스를 꺼내 보며 “내가 수전을 하고 싶었는데 오빠한테 말은 안 했는데 이걸 지금 얘기해도 되나, 이걸 이 시점에 고민하는 게 맞나 싶었던 거야” 이렇게 구시렁 구시렁거리면서 거실을 돌아다녔다.

설비에 들어가면서 나는 하나 배운 것이 있다. 구조 변경이 들어가고 배관 전체 철거가 동반되는 노후주택 리모델링은 집을 짓는 것과 거의 같다고 봐야 한다.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는 아니지만 집 한 채를 새로 짓는 것과 같다는 마음을 먹고 설계부터 야물딱지게 그려봐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우리는 공사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고 SNS에는 잘 된 레퍼런스들이 너무 많았다. 공사가 진행되면서 눈은 계속 높아져 가는데 지금 단계에서 얘기해도 되는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현타가 왔다가 정신승리 했다가 현타가 왔다가 정신승리했다가 하게 된다.

리모델링 들어간지 이제 7일째. 느끼고 배운 것이 많다.



000 KakaoTalk_20260324_190142405_15.jpg

* 방이었던 공간이 여러 공정을 거쳐 다른 공간으로 바뀌는 것을 실시간으로 보는 신기함!


00 KakaoTalk_20260324_190142405_01.jpg


01 KakaoTalk_20260324_190142405_14.jpg
02 KakaoTalk_20260324_190142405_12.jpg

* 그래, 멋진 화장실이 되어라!!!



스크린샷 2026-03-24 213503.png

*지하 방과 방을 연결했다는 공사 소식을 받고 아내와 나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늦은 밤에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또 하나의 놀라운 것을 발견하였다. 아내의 작업실이 될 공간에 바닥이 부우우웅~ 하고 올라와 있었다. 아내가 밟고 있는 저 곳의 원래 모습은


KakaoTalk_20260317_174019229_01.jpg

* 이랬었기 때문이다! 도가니 나갈 것 같은 계단을 올라야 방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월, 화, 수, 목, 금 연재
이전 06화56년된 노후주택 리모델링 여섯째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