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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딱일도만 Sep 15. 2023

개자식을 놓치 못하는 이유

두 번의 외도를 봐주는 '내' 심리는 무엇인가

공개적인 글을 써서 얻는 것은 무엇인가.

누군가는 나를 혹은 그놈을 욕할 것이고

그건 결국 자기얼굴에 침뱉기가 될 텐데 말이다.


답답한 마음을 쏟아낼 대나무 숲이 필요하고

지지와 위로를 받고 싶고

적나라하게 날 것의 감정과 상황을 글로 표현하면서 쾌락을 느끼고 싶은 것도 같다.


혼자 간직 하기에는 버겁지만

주변인에게 떠벌리면 공허하고 민망할 것 같은

나의 이혼일지를 쓰려고 한다.


글을 쓰는게 심신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니 앞뒤 재지말고 우선 휘갈긴다.




연애는 5년

결혼은 8년

13년을 알고 지낸 내 젊은 시절을 모두 함께한 그 놈이 내 뒷통수를 두번이나 쳤다.


첫 번째 외도는 2021년 봄, 두 번째 외도는 2023년 여름


우리 사이에는 아이가 없다. 딩크족은 아니다.

이를 원했기에 결혼 후 거의 바로  난임병원을 다녔고

인공수정 1번과 시험관시술 6번을 받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생명은 오지 않았다.


첫 외도는 시험관 시술을 위한 난자채취 일주일  전에 알게 된 것 같다.

두 번째 외도는 글을 쓰는 얼마전이다.


지금은 조정이혼을 신청한 상태이고

오늘 법원에서 남편에게 조정이혼 서류가 등기로 도착했는데

본인이 아니라서 수령을 하지 못했다.


우체국 택배원이 강조하며

"특히 배우자에게 전달해서는 안되는 문서입니다."라고 하는데

순간 문을 열어준 내가 오히려 유책배우자가 된 기분이 들었다.


첫 번째 외도를 알았을 때는 외도 피해자의 심리 치료와 부부 상담 등을 알아봤다면

두 번째 외도를 알았을 때는 상간녀 소송과 재산분할, 협의이혼과 조정이혼 등을 찾아보게 되었다.


한번의 경험을 통해서 이것도 능력치가 올라간것이다.


그래도 글의 소주제가 두 번의 외도를 봐주는 '내' 심리는 무엇인가 인 이유는

이혼 후 그놈에게 6개월의 개과천선 기간을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시어머님의 아들을 입양해서 내가 육성하고 있다.

아무래도 그래서 아기가 생기지 않은 것 같다.

시험관아기 시술을 여러번 해도 아기가 생기지 않은건

하늘이 나를 어여삐 여기신게 맞다.


이 세상에 Good Bye는 없고

특히 이혼에서 Good Bye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첫 외도 이후 부부상담을 받았던 이야기, 나를 분노하게 했던  그 자식의 태도와 행보들,

배우자 외도 이후 바뀐 삶, 두 번째 외도를 기다리는 마음 등

눈물과 분노와 노력으로 버텼던 그 동안의 일들을 적어보며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어야겠다.




play list


'좋은 이별이란거, 결국 세상엔 없는 일이란걸 알았다면 그 때 차라리 다 울어둘껄

그땐 이미 나라는 건 내겐 끝이었다는 건

나만 몰랐었던 이야기'


IU 나만 몰랐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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