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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딱일도만 Sep 15. 2023

여자의 촉 1

내 남자의 외도를 온 몸으로 느끼다.

여자의 촉은 무섭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런데 사실 나는 반문하고 싶다.

여자의 촉이 무서운것보다

자기는 완벽하다고 자만하는 외도하는 남자들의 엉성하고 칠칠맞지 못한 뒷처리(?)때문에 꼬리가 잡힌다.




이 자식은 두 번이나 외도를 했기때문에 글 쓸 소재도 많다.

아! 전남편과 나는 동갑 친구이다. 그래서 편히 이 자식이라는 명칭이 나왔나보다.

고민하지 않겠어. 그 자식은 그냥 나에겐 이 자식, 저 자식, 개 자식이다.


첫번째 외도의 촉은

외도 증거의 클래식인 바로 네비게이션과 블랙박스에서 발동되었다.


전남편은 나와 교재하기 전부터 함께했던 오래된 게임 모임이 있었다.

리그오브레전드를 주로 했었는데

게임을 진행하는 스타일과 개그코드 등이 잘 맞았는지

전남편이 군대가기 전부터 온라인으로 함께했던 모임이었다.


취직 한 이후 처음으로 오프라인으로 만나기로 했다며 팀원을 만난러 부산을 몇 번 가곤 했다.

서울과 천안등을 들려 다른 팀원들을 태우고 부산까지 놀러갔고

만나면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호프집에 가서 술을 마신 뒤

부산에 사는 팀원 집에서 하룻밤을 자고 오곤 했다.


게임 팀원들과 모임하면서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스피커로 듣던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군지 알려주었다.

부산 사는 팀원의 집은 남자 혼자 살기 때문에 이불과 베개가 없고 냄새가 난다며

집에서 이불과 배게를 쌓갔다.


연애할 때부터 알고 있던 모임이고, 남자들 밖에 없었고,

주중에는 회사일에 치여있는 듯 하여 부산에 놀러가는 것을 자주 이해해주었다.


그러던 어느날

차를 운전하려고 시동을 키고 네비게이션에 검색을 눌렀는데

느낌이 이상했다.


남편이 이틀 전 부산에 다녀왔는데

부산에 관련된 최신 검색이력이 없는 것이다.

그제 가서 어제 왔는데 부산에 대한 기록이 없다.

느낌이 쎄했다.

업그레이드가 된다고 한들 3,4일전 내가 검색했던 기록은 남았는데

어제 검색한 기록이 없다는 건 말이 안되는 것이다.


그리고 전남편은 타고난 길치라 지하주차장도 헤매는데

경기도에서 부산까지 네비게이션을 안켜고 가는건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바로 블랙박스를 확인했다.

상시녹화, 충격녹화 등 시간대 별로 다 확인했는데 딱히 증거라고 할 게 없었다.

그러다 어딘가에 주차가 되어있는데

머리 긴 여자가 차량 앞으로 지나가는 영상이 나왔다.


100% 이 차에서 나왔다는 증거는 안되지만

자세히 보니 주차된 곳이 모텔 안쪽 같았고

차량의 라이트가 켜져있었다.


차량 문을 닫으면서 그 충격으로 녹화가 된 것 같았고

이 차에서 내려 앞으로 지나 운전석 쪽으로 가는 느낌이었다.


손이 떨리고 심장이 내려앉았지만

휴대폰으로 블랙박스를 촬영하고 있었다.


기록을 남겨야한다. 기록을 남겨야한다. 기록을 남겨야한다.

되내이며.



play list.


사랑이 아니어도 난 괜찮아

심심해서 만나는 것도 좋아

나만 모르게

나만 모르게

내가 눈치 채지 않게만 해줘

Supreme Team 나만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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