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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딱일도만 Sep 16. 2023

드디어 밝혀진 진짜 상간녀

상간녀 소송을 할 수 없는 이유

상간녀 소송을 하기 위해선

상간녀가 유책배우자가 유부남인줄 알아야한다.

지금에서야 하는 말이지만 첫번째 외도때는 상간녀 소송이라는 단어도 몰랐다.

혼인관계를 끝내고 싶지 않아서였다.


전 남편의 반복되는 거짓말 퍼레이드에 지치고 이골이 난 상태였다.

유약하고 겁많은 전남편은

회사 출근 후 전화와 카톡으로 나의 안부를 물었다.

연애때부터 우리는 서로 연락을 자주 안해서

안부를 묻는건 이례적인 일이다.

당시 나는 시험관시술 중이라 잠시 일을 쉬고 있었고

내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바 걱정이 된다고 했다.

그러게 왜 그런짓을 했니

(정말 이 말은 수없이 해도 모자라다.)


어쩌면 두번째 외도를 알았을 때보다

첫번째 외도를 알았을 때 더 힘들었던건

난자채취를 위해 호르몬제를 많이 투여하고 있었기 때문인듯 하다.


반 정신이 나가있는 상태기에

전남편은 내가 요구하는 것은 그래도 잘 따라주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상간녀가 퇴폐 마사지 업소 여자인줄 알았다.


그날 저녁 전남편의 휴대폰을 보겠다고 했다.

그 자식이 나에게 당당하게 휴대폰을 보여줄 수 있던건

상간녀에 대한 기록을 다 지웠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자식은 하수다.

각 은행의 거래내역과 카드내역을 보고 있었고

거기에서 나는 또 한번 무너지고 말았다.


호텔과 모텔 관련한 결제내역과

간간히 오프라인에서도 보이는 성인용품샵의 결제내역

카페와 식당, 백화점 쇼핑내역까지 나왔다.

불륜, 외도를 하면서 이렇게 카드를 긁어대는 놈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을 통해

1회성 만남의 여자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다시 추궁을 하기시작했고

결국 진짜 상간녀가 밝혀졌다.


함께 게임을 했던 형과 그 형이 아는 여자동생들과 술자리를 했고

그때 자기에게 관심을 보였던 여자애라는 것이다.

너무 오랜만에 자기도 누군가에게 관심을 받아서

홀린듯 연락했다고 했다.


노래방 도우미가 퇴폐 마사지 업소 여성이 되었다가

진짜 실체가 밝혀진 순간이다.


사실을 알면 알 수록 나를 갉아먹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끝까지 알아야했다.

끝까지 알아야 용서할지 말지 알 수 있었다.


통신사에 통화내역 조회 신청하기전에 알아서 연락처를 대라고 했다.

외도 초범(?)인 남편은 순순히 상간녀 번호를 불렀다.

전남편 카카오톡에서 상간녀가 차단된 것을 확인했고

다시 복구하여 프로필을 보고 있었다.


이미 나는 재정신이 아닌 상태였다.

상간녀에게 전화를 걸어야겠다며 전남편 휴대폰으로 통화를 눌렀는데

그때 이 자식이 휴대폰을 뺏으려했고 나는 방으로 도망쳤다.


처음 보았다.

싸울 때 화를 낸 것을 본적은 있지만 이렇게 위협적으로 행동한 적은 없었다.

문을 부실듯 두드렸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상간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놀란 마음 가다듬고

성질이 난 그 자식의 이야기를 듣자니

상간녀는 그 자식이 유부남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보다 11살이나 어린애라고 했다.


이 자식은 도대체 얼마나 저질인 것인가.

따지고 보면 상간녀도 피해자인 것이다.


소름이 끼쳤다.

정말 개새끼다.

그리고 궁지에 몰렸다고 나에게 저렇게 위협적으로 행동을 하다니

이건 안될 노릇이다.


재정신으로 버틸 수 없었고

시험관이고 뭐고 보이는 술병 잡고 들이켰다.

심장이 알콜로 타들어가야 살 것 같은 느낌이었다.


집에 있는 유리병을 다 깨고, 소리질렀다.

어떻게 너가 나한테 이럴 수 있냐며...

우린 웨딩촬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혼식 사진이라곤 액자 하나 뿐인데 그것도 다 부셨다.

아무리 울부짖고 소리치고 집어던져도 마음의 응어리는 풀리지 않았다.


새벽

나는 엄마에게 전화했다.

나 좀 살려달라고, 나 좀 데리러 와달라고 울부짖었다.


이제 너 놈이랑은 안되겠다.

시부모님께도 전화했다.

어머님의 아들이 외도를 했다며 소리치고 울었다.

나중에 또 글을 쓰긴 하겠지만 나는 시어머니와 사이가 각별하다.

 

초토화된 집이었다.

바닥은 깨진 유리병으로 가득했고

나는 소리치며 울고 있었고

전남편은 주저앉아 있었다.

시댁보다 친정이 더 가깝기 때문에

엄마가 먼저 도착했다.


간신히 참고있고 버티고 있었는데

엄마를 보고 난 뒤 나는 더 무너졌다.


엄마는 정말 현명했다.

모든 사실을 알고도 그 자식을 때리거나 욕하거나 그러지 않았다.

내가 다치지 않게 유리조각을 치워주었다.

나중에 엄마한테 들은 이야기지만

시부모님도 알아야 하기에 다치지 않게 유리조각들을 옆으로만 치워두었다고 한다.


시댁은 우리집에서 안막히면 두시간 반 거리인데

기억에 거의 한시간 반만에 오신 것 같았다.


전남편도 부모님을 보더니 울었고

그제서야 엄마는 나를 데리고 집 밖으로 나갔다.


아무말 없이 내가 차에서 울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런데 이 난리통속에도 내 마음에는 이 생각이 들었다.


'내일 난자채취날인데 아무래도 집에 돌아가야겠다'


나도 미친년이 틀림없다.



play list


잘못이었어 너를 만난건

너는 사랑따윈 관심도 없던거야

다만 넌 니 뜻대로 모두 맞춰줄

너 하나 밖에 모르는 내가 필요했을 뿐

다 돌려놔

너를 만나기 전에 내 모습으로

추억으로 돌리기엔 내 상처가 너무 커

바랄게

다음번에 너 누굴 사랑한다면

너 같은 사람 꼭 만나기를


김현정 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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