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특성.

빅 5 성격 특징을 통한 음악적 성향 분석

by XandO

이제 작은 궁금증 하나가 풀렸다.
재즈가 왜 처음 듣는 사람에게 난해하게 느껴지는가?


재즈는 클래식처럼 예술음악적 성격이 강한 장르다.


정확히 같지는 않지만, 접근 방식이 유사하다.

클래식을 감상하려면 어느 정도의 준비가 필요하다.
대학 교양수업 한 학기 분량이 있을 정도다.

서양음악사, 음악가, 시대별 특징 등을 알면 큰 도움이 된다.
중세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바로크 시대의 바흐부터 시작하여

하이든, 베토벤, 모차르트를 거쳐 브람스, 말러,

후기 낭만파 음악까지의 서양음악사를 훑어본다면 큰 도움이 된다.

각 시대의 대표 작곡가, 연주 형태, 음악 스타일을 알아야
작품의 맥락이 보이고 감상에 깊이가 생긴다.

거기에 악기를 하나 배워 연주한다면 완벽한 클래식 매니아가 된다.


물론, 가끔 음악보다는

음악을 듣는 도구인 오디오 장비병에 빠져서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있다는 학계의 정설을 무시하면 안 된다는

무서운 함정도 있다.


재즈도 마찬가지다.
19세기말 뉴올리언스에서 시작된 이후
각 시대의 음악가, 스타일, 대표곡을 이해하면
그 음악이 가진 언어가 조금씩 들리기 시작한다.

시간적 분량은 클래식의 1/3도 안 된다.
음악가 / 음악작품의 수도 훨씬 적다.

하지만 이 또한 쉽다고 말하기엔 애매한 분량이다.


음악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책으로 읽는 재즈사는 그저 낯선 외계어일 뿐이다.

유튜브 요약도 외계어 같고, 전문 서적은 더 멀게만 느껴진다.
어쩌면 그래서 재즈의 점유율이 3%도 안 되는 걸지도 모른다.


여전히 재즈는 쉽지 않다.


Mare Nostrum - Paolo Fresu




음악은 취향이다.
취향에 맞지 않는 음악은 쉽게 와닿지 않는다.
그리고 그 취향은 성향의 반영이기도 하다.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성향이 반영된 음악을 찾아 듣는다.
또는, 자신이 되고 싶은 이미지나 분위기를 가진 음악에 끌린다.


어린아이가 재즈를 듣는 일은 극히 드물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팝을 즐긴다.
사춘기에는 강렬한 록 음악에 빠지기도 한다.
성인이 되어서야 클래식이나 재즈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생긴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나이의 문제가 아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경향성"이라 부른다.
특정 시기의 경험과 사회적 맥락이 영향을 미친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방대한 데이터를 보면 반복되는 패턴이 보인다.


이런 경향을 설명하는 대표 이론이 있다.
바로 빅 5 성격 특성(Big Five Personality Traits)이다.

이 모델은 다섯 가지 성격 요소로 사람들의 성격요인을 분석한다.


개방성(Openness)

성실성(Conscientiousness)

외향성(Extraversion)

친화성(Agreeableness)

신경증(Neuroticism) 또는 정서적 안정성


이 성격 요인과 음악 취향의 연관성은
< Rentfrow & Gosling (2003, 2007) >의 연구를 통해 구체화되었다.
그들은 수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그리고 음악 선호도를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1. Reflective & Complex ( 사려 깊음과 복잡성 )

사려가 깊고 진지하며 복잡한 구조를 분석하여 알아가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성향의 사람들은 대체로 클래식, 재즈, 블루스, 포크 등의 음악 장르들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고 집계되었다. 섬세하고 깊은 감정 표현과 음악적으로 정교하게 짜인 구조들에 흥미를 가지며

이를 바탕으로 연주되는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적 표현에 포용적이다.

높은 개방성과 기존의 틀에서 벋어 난 자유로운 음악적 상상력이 표출된 창의성에도 강한 호기심을 갖는다.

지적인 것에 관심이 많으며 혼자 사색하고 감상하는 것을 선호하는 내향적인 사람인 경우가 많다.


2. Intense & Rebellious ( 강렬하면서도 반항적인 성향 )

사춘기, 청소년기를 대변하는 성향의 음악적 스타일이다.

물론, 그러한 취향이 청년기와 중장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록음악, 헤비메탈, 얼터너티브 록에 이르기까지 반항적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강령한 음악적 사운드와 에너지로 표출된다.

강한 자율성과 독립성을 추구하는 성향이 짙고

때때로 섬세하고 서정적인 서사를 추구하기도 한다.

낮은 외향성, 높은 개방성을 보인다.


3. Upbeat & Conventional ( 경쾌한 비트와 전통적인 성향 )

가장 보편적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선호하는 음악 장르인 팝, 컨트리, 사운드트랙이 여기에 속한다.

밝고 귀에 익숙한 멜로디 그리고 낙천적인 분위기를 대표한다.

대중 친화적이고 외향적이며 규율에 엄격하고 성실한 성향을 가진 이들이 많다.

안정적이고 전통적 가치를 중시하며

일반적인 유행에 따르려는 성향이 있다.


4. Energetic & Rhythmic ( 활력과 리듬감 )

활기찬 리듬과 신체적 표현이 결합된 형태의 음악적 취향인

힙합, R&B, EDM, 펑크 등을 포함한다.

강한 리듬과 활동성 그리고 높은 외향성과 개방성등을 음악과 더불어

신체적 표현으로 표출하고 즐긴다.


음악은 취향을 말한다.
취향은 성격을 비춘다.
그리고 그 교차점에는,
분명한 심리학적 진실이 존재한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려웠던 음악이
어느 날 ‘내 음악’이 되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 우리는 음악을 통해
자신의 감추어 둔 성격,

그 한 조각을 발견하게 된다.


팝을 좋아하는 사람은 외향적이다.
사교적이고, 규칙적인 삶을 선호한다.
대중적이면서도 감정 표현에 익숙하다.


힙합을 즐기는 사람은 대담하다.
리듬을 타고 자기 확신을 드러내는 성향이 강하다.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 표현하는 데 거침이 없다.


컨트리는 근면과 전통의 음악이다.
성실하고 안정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주로 듣는다.
새로움보다는 익숙함을 선호하는 편이다.


록과 메탈은 반항의 얼굴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섬세한 내향성과 창의성이 숨어 있다.
낮은 자존감과 깊은 감수성도 이 장르의 음영을 만든다.


인디는 다르다.
그리고 그 다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향적이고, 지적이며, 세상의 소음에서 물러난 이들이다.


클래식은 구조와 질서의 미학이다.
깊은 사고와 높은 개방성을 지닌 사람들이 사랑한다.
내면의 평온과 지적 자극을 동시에 추구한다.


블루스는 상처를 노래하지만,
그 상처 위에 편안함과 해방감을 얹는다.
정서적으로 따뜻하고 창의적인 성향이 두드러진다.


재즈는 개방성과 창의성의 결정체다.
즉흥과 자유를 즐기는 이들은 자존감이 높고 느긋하다.
음악의 논리와 감성 사이를 유영하는 성향이다.


절대적인 규칙은 아니다.
누군가는 힙합과 클래식을 동시에 좋아하고,
다른 누군가는 그날 기분에 따라 재즈와 메탈을 오간다.


중요한 건,
이 상관성이 단순한 취향 조사가 아니라
개인의 정체성과 내면세계를 읽어내는 창(窓)이라는 점이다.


음악은 취향을 말하고,
취향은 그 사람의 성격을 비춘다.
그리고 그 둘의 교차점에는,
아주 작지만 명확한 심리학적 진실이 깃들어 있다.



주변에 재즈 매니아들도 많고

재즈 연주자들도 많다.

그들의 공통점은 세심하고 섬세하다.

소리에 민감하며 소리를 통한 감정표현에 진지하다.

지적인 호기심들이 많으며

관심 있는 분야에 집착이 있고

자존감이 강하다.

그리고 독립적인 취향이 확실하다.

사색을 즐기며 혼자 있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위의 연구결과와 크게 벋어나지 않는다.

만일 그런 성향을 몇 개 가지고 있다면

태어날 때부터 "재즈 수저"를 물고 태어난 것이다.

이제 재즈를 한 숟가락 크게 떠서

입에 넣는 일만 남았다.


Crystal Silence - Chick C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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