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래기 해물솥밥
지금이야 단백질을 꼭 챙기는 편이지만 예전엔 식단 같은 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배가 고프면 밥부터 찾았고, 그게 습관처럼 굳어졌다.
빵을 잘 안 먹는 건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문제는 그만큼—or 그 이상으로—밥을 좋아했다는 거다.
그렇게 매끼니 밥을 먹다 보니, 자연스럽게 반찬에 욕심이 생겼다. 기름지고 자극적인 것들보다는 밥이랑 잘 어울리는, 구수하고 조용한 맛. 그때 떠오른 게 시래기였다.
어릴 적엔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시래기 된장국이,
이제는 밥 한 그릇을 비워내게 하는 가장 단단한 반찬이 되어 있었다. 묵직한 구수함, 씹을수록 배어 나오는 담백한 맛. 자극적이지 않지만 깊은 맛. 밥을 좋아하는 내가 시래기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엄마는 가끔 시래기에 된장을 조물조물 무쳐 냉동실에보관하라고 챙겨주신다. 엄마가 내게 건네는 음식들 중에서도 내가 특히 좋아하는 것. 어쩌면 내가 시래기를 좋아하게 된 것도, 이 맛있는 된장 무침 덕분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렇게 내놓으면, 우리 집 김씨들 손이 잘 안 간다는 걸 나는 안다.
그래서 결국, 안 먹을 수 없게 만들어버리기로 했다.
이 맛을 모른 채 지나가게 두고 싶지 않았으니까.
얼핏 보면 전복이 메인인 전복솥밥인 것 같다. 이 중 전복이 가장 비싸니까. 하지만 다시한번 강조한다. 오늘의 주재료는 시래기라고.
솥밥에 양념장은 기본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불린 쌀을 냄비에 담고, 조선간장 한 스푼만 더해도 과하지 않으면서도 적당한 간과 은근한 감칠맛이 살아나는 솥밥이 완성된다. 재료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더 조용히 끌어올려주는 맛.
이런 밥이야말로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절차가 복잡하지 않은 이런 밥을 자주 해 먹다 보니,
딱히 ‘레시피’라고 부를 만한 게 없다. 그냥 늘 하던 대로, 손이 가는 대로 만들게 된다.
아! ‘조선간장 한스푼’ 만 기억하면 된다.
이왕 밥을 먹을 거라면,
한 입 한 입이 마음을 채워주는 음식이면 좋겠다.
내일은 차돌박이를 넣은 시래기된장국을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