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지만 낯선 김치볶음밥 이야기

by Audrey

#1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경험한 맛의 틀 안에서 새로운 음식을 탐색합니다. 처음 접하는 요리를 맛볼 때도, ‘이건 예전에 먹어본 그것과 비슷하다’며 기억 속의 맛과 연결하곤 하죠. 결국 우리는 ‘아는 맛’에서 출발합니다.


문제는, 막상 그 아는 맛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레시피 영상을 보며 순서대로 따라 해도 정작 우리가 기대한 그 맛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는 거예요. (어쩌면 화면 속 요리는, 우리 기억 속 맛과는 전혀 다른 세계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제게는 그 대표적인 요리가 김치볶음밥입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그 소울푸드라는게 거창한 음식은 아니거든요. 보기에도 간단하고, 만들기도 쉬울 것 같은.

하지만 아쉽게도 내가 기대한 그 맛은 좀처럼 나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삼삼오오 모인 자리에서

“내가 한 김치볶음밥은 왜 이렇게 맛이 없을까?” 하고 푸념했더니 옆에서 누군가 이유를 짚어주더군요.

“스팸을 안 넣어서 그래.”


그 말이 전부는 아니었겠지만, 그때 깨달았습니다.

김치볶음밥은 내 소울푸드가 되기에 아직 부족하다는것을.



#2

친정에서 고기를 구워먹고 나면 아빠가 요리사가 됩니다. 볶음밥 만큼은 꼭 아빠가 정성껏 볶아주시는데 어느날 눈앞에서 못볼 것을 보고 맙니다. 고기를 구우면서 나온 기름을 밥에 부으시더라고요!!

적잖은 충격이었는데 맛을 보니 더 충격입니다. 맛있습니다. 풍미가 좋아졌어요.

그런데 그거 아시죠. 그게 돈주고도 사먹는 라드유 라는거. 중국집에서 짜장 볶을때도 쓰는 돼지기름이요.


그 후로 김치볶음밥이 생각날때면 기름이 충분히 나오는 삼겹살을 먼저 굽습니다. (거참 여러모로 불편하게 사네요.)


삼겹살이 노릇하게 구워지는 동안 양파와 김치를 잘게 다집니다. 잘 익은 고기를 듬성듬성 잘라주고, 양파와 김치를 넣고 살짝 볶은 후 밥을 넣습니다. 밥은 미리 식혀놓은 찬밥이 조금 더 맛있구요, 집에서 먹는 김치볶음밥이라면 추가로 간을 해주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습니다. 불을 끄고 들기름을 둘러줍니다. 참기름보다 들기름이 어울리는 맛입니다.

아! 실파는 쫑쫑썰어 꼭 마지막에 뿌려주세요.


아이가 좋아하는 아보카도와 달걀 스크램블까지 올려봤어요.

“한그릇 더~!!” 아이의 기분좋은 외침입니다.



자 그럼, 이쯤에서 궁금합니다. 스팸이 나을까요? 돼지기름이 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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