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affair to remember (1957)
"잊지 못할 사랑 (An affair to remember)"은 1957년도에 발표된 "캐리 그랜트"와 "데보라 커" 주연의 컬러 로맨스 영화로, 유명한 1994년작 "러브 어페어 (Love affair)"의 원작입니다. 그런데 사실 "잊지 못할 사랑"도 역시 리메이크이고 원작은 동일한 감독의 1939년도 흑백영화 "러브 어페어" 입니다. 주연은 "아이린 던"과 "샤를르 부와이에" 입니다. 무려 18년이나 흐른 뒤에도 리메이크를 한 것으로 보아, 감독이 꼭 컬러영화로 다시 만들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각본가는 그대로 "델머 데이브스"입니다. "델머 데이브스"는 각본가 겸 감독으로, 유명한 "피서지에서 생긴 일"과 "알 디 라"라는 명곡으로 유명한 "연애센터 (Rome Adventure)"의 감독입니다. 즉, 감독이나 각본가나 로맨스 장르의 대가들 입니다.
이렇게 "리메이크"가 반복된 대본이지만 완전히 동일하게 "리메이크" 된 것은 아닙니다. "워렌 비티"와 "아네트 베닝"의 1994년도 "러브 어페어"는 "잊지 못할 사랑"이 발표된 후에 무려 37년이 흐른뒤의 작품입니다. 37년이면 아예 다른 세상입니다. 따라서 "러브 어페어"의 감독 "글렌 고든 캐런"은 대본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1994년에 맞게 많은 장면을 수정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수정과정에서 원작이 가진 아기자기한 매력을 모두 제거하였고, 원작의 곳곳에서 엿보이는 코믹한 부분 역시 거의 담아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남주인 "워렌 비티"가 별로 매력이 없게 나옵니다. 그래서 1994년에 72세가 된 "데보라 커"가 만약에 "러브 어페어"를 봤다면 아마도 "내 영화가 더 좋은 작품이군"하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캐리 그랜트"는 이미 저세상 사람입니다.) 만약에 1994년도 "러브 어페어"의 음악을 "엔니로 모리코네"가 담당하지 않았다면, 기막힌 재즈곡들이 삽입되지 않았다면, 그리고 여주를 "아네트 베닝"이 하지 않았다면 "러브 어페어"가 오늘날까지 이렇게 오래도록 애호가들의 기억에 남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잊지 못할 사랑"은 "러브 어페어"와 많은 부분에서 비슷하지만, 비행기를 탔다가 여객선을 탔다가 다시 비행기를 타는 장면없이 처음부터 뉴욕으로 가는 여객선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두 주인공 "니키 페란트"와 "테리 맥케이"의 탐색전이 바로 시작됩니다. 의외로 "테리 맥케이"는 이 유명한 바람둥이에게 적극적으로 호감을 보이며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진행 됩니다. 이 줄다리기가 매우 코믹해서 "데보라 커"에서 "오드리 헵번"의 느낌이 나옵니다. 그만큼 매력이 넘칩니다. 중간쯤에 "니키 페란트"의 할머니를 방문하게 되는데, 이 장면에서 할머니의 피아노 반주와 "테리 맥케이"의 노래로 주제곡 "An affair to remember"가 흘러나오는데 "러브 어페어" 의 주제곡 만큼이나 아름다운 선율을 가진 곡입니다. 그래서 영화가 상영된 후에 많은 가수들이 레코딩을 남겼습니다. 이후 줄거리는 "테리 맥케이"의 교통사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비를 맞으며 밤 늦게 혼자 있는 "니키 페란트"가 나오고, 최종적으로 피날레에서 "니키 페란트"의 그림을 "테리 맥케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며 모든 오해가 풀리는 과정까지 두 영화는 거의 비슷하게 흘러갑니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요."
"왜 사실대로 이야기하지 않았소? 우리 둘 중 누군가 사고를 당해야 했다면 그게 왜 내가 아니고 당신이어야 했소?"
이 감동적인 피날레에서 "데보라 커"의 연기는 정말로 훌륭합니다. 그리고 눈을 감고 자신의 오해를 깨닫는 "캐리 그랜트"의 연기도 그에 못지 않습니다. 음악도 음악이지만 이 두 커플의 연기가 정말 합이 잘 맞습니다. 그 덕분에 무려 7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봐도 여전히 그 감동이 어디가지 않습니다. "러브 어페어"를 보고 "아네트 베닝"의 팬이 된 사람들이 많듯이 이 영화를 보면 "데보라 커"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품격이 넘치고 연기력이 출중한 두 고전 배우 덕분에 지극히 통속적인 줄거리가 고품격의 로맨스로 바뀝니다. 감독이 왜 리메이크를 하고 싶어했는지, 그 결과를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 "잊지 못할 사랑" 입니다.
감독이 첫번째 작품의 제목대로 "Love affair"라고 하지 않고 "An affair to remember"라고 했음에도 우리에게는 "러브 어페어"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DVD는 "잊지 못할 사랑"으로 발매되었습니다.
여주의 이름은 두 영화 모두 "테리 맥케이"인데 남주는 "니키 페란트"에서 "마이클 갬브릴"로 바뀌었습니다. 또한 "테리"의 남자 친구 이름과 "니키"의 여자 친구 이름도 바뀌었습니다. 특히 여자 친구 이름이 "로이스 클라크"에서 "린 위버"로 바뀌었는데, 여기서 "로이스 클라크"하면 바로 떠오르는 영화가 "슈퍼맨" 입니다. 첫번째 "슈퍼맨"이 1978년이므로 "리처드 도너"감독이 분명히 "로이스 레인"과 "클라크 켄트"를 이 영화에서 가져왔을 것입니다.
이 영화에서 "테리 멕케이"는 클럽의 가수로 나오는데, 이 때 그녀가 부르는 이 영화의 주제곡은 그녀가 직접 부른 것이 아니고, "마니 닉슨 (Marnie Nixon)"이라는 가수가 더빙한 것입니다.
- https://youtu.be/whosJmk42ug?list=RDwhosJmk42ug : 주제곡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