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 Quixote (1605)
너무나도 유명한 “Miguel de Cervantes Saavedra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Don Quixote (돈키호테)”는 2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권이 번역판 기준 약 800 쪽인 장편 소설입니다. 두 책은 10 년 간격으로 저술되었고, 2권은 세르반테스가 세상을 뜨기 1년 전에 완성되었습니다. 제목도 살짝 다릅니다. 1권이 “재치 있는 시골귀족, 돈키호테 데 라만차”, 2권은 “재치 있는 기사, 돈키호테 데 라만차” 입니다. 사실 1권에서 모든 얘기가 마무리가 되는데, 세르반테스가 다소 만족하지 못했는지 2권을 저술했다고 하네요. 등장인물은 “돈키호테”, 그의 시종인 가난한 농부 출신의 “산초 판사”. “돈키호테”의 비루먹은 애마 “로시란테”. “돈키호테”가 한 번도 본적이 없으면서 공주님으로 극진히 섬기는 “둘시네아”, 성직자, 이발사, 실연당한 연인들, 도망친 노예, 양치기, 군인 그 외에 다양한 부류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돈키호테”는 평상시에는 정신이 멀쩡하고 지성미 넘치며 엄청난 지식을 보유하고 있으나 “기사도” 얘기만 나오면 바로 “정신병자”로 돌변 합니다. 그런데 그냥 “정신병자”라고 하기에는 사리 판단이 너무나 명확하고 심지어 현명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주변의 모든 사건에 시시콜콜 끼어들어 “기사의 명예”라면서 창과 방패를 들고 돌진합니다. “산초 판사”는 자신의 주인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의 말은 모두 믿어버리고 결국에는 거의 “돈키호테 화” 되지만, 한편으로 나름 상당히 현실적이고 똑똑하기도 한 충복입니다. 이 둘이 이리저리 모험을 떠나서 갖가지 말도 안되는 사건을 겪고 엄청 얻어터지고 불굴의 의지로 또 일어나고, 또 얻어터지면서 모험을 지속합니다. 우리가 “돈키호테”하면 떠오르는 “풍차”는 1권의 맨 앞부분(8장)에 짧게 등장하는 에피소드로서 “돈키호테”의 정신상태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양념”정도에 해당합니다. 실제 책은 다양한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고 에피소드의 절반 정도만 “돈키호테”가 주역이고, 나머지 절반은 주변인이 털어놓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변인이 이야기를 할 때 “돈키호테”는 대체로 자고 있거나, 기절해 있습니다. 이야기의 제재는 너무나 광범위해서 거의 “세르반테스”판 “아라비안나이트”라고 할 수 있을 정도 입니다. 그리고 당시의 시대상과 계급 및 종족간의 갈등까지 포괄하고 있고 부분적으로 당시의 상황으로는 상당히 진보적인 “유토피아”가 암시되어 있습니다. 400년전에 이미 이렇게 사상적으로 깨어있던 문인이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매우 코믹하고 기발합니다. 45장에서는 웃다가 눈물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다 읽고 나면 도대체 돈키호테는 왜 “풍차”에 돌진했고, 왜 사사건건 남의 일에 끼어들었는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선 그는 “불의”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불의”를 저지른 상대가 “풍차”로 대변되는 거인이건, 도적떼이건, 다수의 악인이건 전혀 겁을 먹지 않고 돌진합니다. 현실적인 산초는 지속적으로 말리지만, 돈키호테라는 이상주의자는 목표가 정해지면 절대로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목표 달성이 실패로 돌아가고 처절하게 버림받습니다만, 새로운 목표가 생기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돌진합니다. 이 모든 것은 그가 “기사도” 책을 너무 많이 탐독하여 미쳐버린 것으로 설명되지만, 사실은 우리의 인생이 그렇습니다. 결국은 우리는 한 편으로는 “돈키호테”이고, 다른 한 편으로는 “산초 판사”가 되어 인생이라는 모험을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타협하면서 헤쳐 나가고 있는 것이지요. 이 위대한 소설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제치고, 전 세계 100명의 작가가 선정한 가장 위대한 소설 1위를 차지했습니다. 만만치 않은 분량이나 살면서 이런 불멸의 걸작을 읽는 것도 큰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세르반테스는 1547년 태어나서 1616년 4월 23일 당뇨병으로 타계하였고, 같은 날 셰익스피어도 타계하였습니다. 저승에 같이 가는 길동무로 더 이상이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