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den (1854)
미국의 유명한 철학자인 “헨리 데이빗 소로우 (Henry David Thoreau)”의 명저 “월든 (Walden)”을 읽었습니다. 구매한지는 1년 이상이 되었는데, 이제서야 완독을 했습니다. 그동안 3차례 시도를 했었으나 앞부분에서 매번 책을 내려놓다가 이번에는 정말 작심하고 끝을 봤습니다. 그래도 보름이나 걸렸습니다. 왜 이렇게 시간이 걸리고, 마치 극심한 난독증에 걸린듯이 진도가 나가지 않고 같은 구절을 몇 번이나 읽었을까요.
"월든"은 미국 매사추세츠의 콩코드 출신인 저자가 근처의 “월든” 호수 근처에 오두막을 세우고 약 2년간 살면서 자연과 함께한 기록입니다. 번역판 기준 500 페이지짜리 에세이 입니다. 기승전결도 없고, 역동적인 부분도 없으며 소로우가 오두막을 나오지 않는 이상 언제 끝날지도 기약없는 내용입니다. 책을 완독하고 느낀것은 이 책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려면 월든 같은 곳에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도심의 정신없는 분위기와 시끌벅적함은 이 책에서 소로우가 말하는 것의 가장 반대쪽에 있습니다. 그래서 읽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인간의 자연 동화이자 자연의 인간 동화에 대한 책입니다. 소로우는 자신을 자연에 동화시키기 위하여 자연을 인간화 시킵니다. 그리고 월든 호수와 주변 다른 호수들, 그 주변의 나무들, 날아드는 새들과 온갖 들짐승과 대화를 시도합니다. 그러면서 결국 자연의 일부가 되어버립니다. 주변에 인간이 없어도 대화를 나눌 상대는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외롭지는 않지만 그래도 후반에 친구들을 만날때, 결국 그의 지성은 인간과 교감할 때 의미가 가장 커지게 됩니다. 소로는 또한 자연과 인간을 서로 섞어 기술하는데 읽다보면 그것이 자연에 빗대어 인간에 대한 철학을 설파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소로우가 정말로 말하고자 하는것은 무엇인가로 독서가 중단되며 한참을 곱씹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어느 자연인의 일기나 기행이 아니라 실은 철학서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한번에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매우 많습니다. 또한 읽다보면 경외감이 들기도 합니다. 어떻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혹은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것에 대하여 그렇게도 많은 이야기가 흘러나올수 있는지 놀랍습니다. 이 책의 핵심은 마지막 18장 “맺음말”에 있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소로우에게 너무나 많이 미안했습니다. 이렇게 깊은 뜻이 있는줄을 왜 진작 이해하지 못했는지, 소로우가 그렇게 간절하게 외치는 깨달음을 왜 진작 공감하지 못했는지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도심에 사는이상 다시 읽기는 쉽지 않겠지만 언젠가 “월든” 호수 같은 곳에 머물게 될 기회가 온다면 저는 “월든”을 꼭 다시 읽을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깨달은 한가지는 왜 우리는 독서를 하는가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소로우의 말대로 “시시한 세상에서 살지 않기 위함 입니다.”
우리의 눈을 감기는 빛은 우리에겐 어두움에 불과하다. 우리가 깨어 기다리는 날만이 동이 트는 것이다. 동이 틀 날은 또 있다. 태양은 단지 아침에 뜨는 별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