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MB

정보화 시대, 피카츄 배구, 무어의 법칙

by 박세진

Intro

싱글일 때는 신발, 옷을 꽤 많이 샀다.

특히 신발은 어느정도 좋아보이는 걸 사면, 10만원, 20만원을 넘다보니 월단위로 리뷰해보면

쇼핑의 금액이 꽤 커서 카드 명세서를 보고 놀랄 때가 여러 번 있었다.


사회초년생 시절 회사 적응이 힘들어서 일본으로 대학원 유학을 가볼까 잠시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즈음, 어떤 편집샵에 들어가서

나이키 신발을 충동구매 했는데

뭔가 짜릿하고 기분이 좋으면서, 아.. 내가 다시 가난한 학생 시절로 돌아가기는 어렵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사회생활 7년차이고 옷이랑 신발은 살만큼 산 거 같아서, 금액 단위가 1~3만원대면 구매할 수 있는

키링을 작은 사치품 느낌으로 사고 있다.


최근에 구매한 키링은 Memory Slot 32MB이다.


"기억의 용량이 32MB라면 얼마나 소중한 기억들로만 가득찰까" 라는 문구도 멋지고

뭔가 세련된 공돌이 느낌이 나서 재미있어서 구매하게 되었다.


초등학생 시절 플로피 디스크가 나왔다.

컴퓨터 시간에 몰래 뒤에서 친구들과 피카츄 배구를

재미있게 했었다.

출처. 구글


중학교 시절 MP3가 출시되어 한정된 용량에 MP3파일을 50곡, 100곡 차곡차곡 모아 가지고 다녔다.

중3 무렵에 친구한테서 아이팟 비디오? 라는 제품을 중고로 샀는데 무겁지만

노래가 1,000곡도 넘게 들어가서 내가 좋아하는

박효신, 스티비원더, 루더밴드로스, 존레전드 등의

가수의 음악을 마음껏 넣고 다녀서 아주 만족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박효신 신규앨범이 나오면 매번 사고, MP3 플레이리스트를 직접 편집하기 때문에

음악을 "소장한다"라는 감성이 있었다.

지금은 스트리밍의 시대라서 음악이 흘러가고 때로는 한 귀로 듣고 흘러가고 내가 어떤 노래를

들었는지도 잘 기억을 못하는 것 같다.


아이팟 비디오. 블랙
스트리밍 플랫폼들


대학교 시절 신소재공학과를 다니면서 반도체 관련

수업을 들었고

현대종합특수강을 거치고 현재 컬리에서 IT구매를

담당하면서 느끼는 점은


'무어의 법칙'이 반도체 기술을 이끌었고, Nano 기술, 삼성전자의 5nm, 3nm공법, ASML의 노광공정

그리고 NVIDIA의 GPU. 병렬 연산 처리 등의 기술은 현재의 Chat GPT, Gemini를 탄생시킨 것 같다.


10년 전부터 말로만 이야기 하던 BIG DATA의 시대,

INTEL의 CPU를 인간의 뇌에 비유하여 많이

표현했는데, 현재는 GPU 기술을 통해

인간의 사고방식을 기계가 흉내내고,

가끔 방향을 잘못 잡지만

정확성이나 속도면에서는 사람과 비교할 수 없는

퍼포먼스를 가지게 된 거 같다.


그에 비하면

내가 구매한 32MB 메모리 슬롯은 머나먼 과거의 유물이자 어찌보면 초라해보이기도 한다...


굳이 필요없는 철학적인 고민일 수 있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고

32MB의 용량만 기억할 수 있다면

어떤 메모리를 지녀야 할까?"


오늘은 약간 사이버틱한 이미지를 만들어서

어울리는 노래로 마무리하려고 한다.

Little L _ Jamiroqu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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