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암에 좋다는 케일을 사러....
남편이 퇴원하고 삼시 세끼를 내가 해야 하니 힘도 들었지만 그래도 병에 좋다는 것을 해주고 싶었다.
여기저기 물으니 간호사 아줌마가 케일즙이 암에 좋다고 해서 케일을 찾아다녔다.
기숙사 근처 슈퍼가 두 군데 있었는데 그곳에는 없었다. 그래서 좀 떨어져 있는 농가에 있는 야채 파는 곳을 찾아 걸어서 걸어서 갔다. 농가에서 운영하는 것이라 야채종류가 다양하니 많았지만 케일이라 쓰여있는 것은 없어 일하시는 아저씨께 물었다.
거기 아저씨가 잘 모른다 하여 종이에 생김새를 그렸다. 그랬더니 없다고 해서 구해줄 수 있는지 부탁을 하고 돌아왔다.
멀었지만 그곳에 자주 가서 야채들을 구입해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어느 날은 빨강 비트 사과 당근도 사서 케일과 같이 매일 갈아 주었다.
그렇게 10년을 갈아먹였다.
어느 날은 남편의 입맛 좀 나라고 이탈리아 수박이 보이길래 하나를 샀는데 너무 무거워 줄에 매달아 들고 낑낑거리며 버스를 탔다. 이젠 버스가 가기만 하면 되겠구나 하고 있는데 버스가 떠나자 아래 놓았던 수박이 굴렀다.
정말 당황하여 수박을 쫓아갔는데 잡을 수가 없었다. 수박은 굴러 사람들이 내리는 구멍으로 떨어지는 것이었다. "이를 어째, 깨지면 어쩌지! " 정말 순간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깨지지 않아 잘 들고 내렸다.
얼마나 놀랐던지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남편은 맛있게 먹었다. 수박에 숨어있는 내 땀을 느꼈다면 맛이 없었을 텐데 모르고 먹었다.
수박은 내 진땀값을 훌륭히 해냈다.
우리나라 수박도 맛있지만 이탈리아 수박도 달고 맛있다.
하지만 두 번 다시 사 올 엄두는 나지 않았다.
너무 힘들고 담에 걸릴뻔했다.
남편은 나의 힘듦을 알기나 하는지....
물론 알아 달라고 한일은 아니지만 힘드니 드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