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옆침대 환자들!
남편은 2인실을 배정받아서 가끔 옆침대의 환자들이 왔다. 물론 그들은 짧게 있다 퇴원했다.
그래서 옆침대는 주로 비어있었다.
한 번은 할아버지환자였는데 뇌종양이 퍼진 상태라 수술도 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의 부인은 날 보고 "그래도 너희는 수술했잖아!. 우린 수술도 못해!" 하며 한숨을 쉬었다.
그 부인은 잠시 앉아있다 갔지 나처럼 오래 있지 않았다.
창으로 햇빛이 드는데 그 할아버지 눈에 비쳐서 내가 버티칼을 쳐서 가려주니 날 보고 고맙다 하셨다. 주말에 아들 가족이 왔다 갈 때도 와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셨다. 그분에겐 당연한 것은 없었다. 다 고마운 것이었다.
그 할아버지는 눈이 안 보이게 되어 안과로 이전 갔다.
다른 환자가 다시 왔는데 보디빌더였다.
근육이 장난이 아니었다.
왜 왔냐고 물으니 변에 피가 보여서 왔다 했다.
영양사가 오더니 몸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에 몇 칼로리 필요하냐며 식단을 짰다. 칼로리 보충을 위해 그 사람은 다섯 끼를 먹기로 했다.
난 참 부럽단 생각이 들었다. 병원에서 환자의 필요한 칼로리까지 맞춰주다니 좀 놀라웠다.
우리나라는 그때 돈 없으면 병원을 갈 수 없었다.
이 바디 빌더는 힘이 좋으니 대장내시경을 하러 갈 때 자기의 침대를 자기가 끌고 갔다. 이 침대는 무거워 남자 간호사들만 끌 수 있었던 철 침대였다.
그러더니 침대에 실려왔고 그다음부턴 눈에 띄게 쇠약해졌다. 독일인은 힘은 좋은데 한번 휘어지면 금방 쇠약해졌다.
보디빌더가 나가고 췌장암으로 췌장을 절제한 환자가 왔다. 자기는 췌장이 없어 밥 먹을 때 췌장이 만드는 소화효소를 평생 먹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더니 남편보고 "너는 약물치료를 받아서 정자가 안 생길 거다. 이제 너는 아기를 못 낳는다!"라고 했다.
이 말에 남편은 충격을 받았다.
남편은 공부할 때는 아이가 필요 없다고 했던 사람인데 병원에 입원해 병명을 모르던 시절 "퇴원하면 아기부터 낳을 거야!"라 말했었다.
그런데 못 낳는다니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낳을 수 있을 땐 뒷전이다가 이런 상황이 되니 특별한 애착이 생기는 것 같았다. 생식본능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담당의를 찾아가 물었다, 담당의 말로는 "경우에 따라 못 낳는 사람도 있고 회복되어 낳는 사람도 있다!" 했다.
난 이 말을 전하며 "우린 날 거야!"
조금 안심하는 눈치였다.
한 번은 트럭 기사로 일하는 사람이 입원을 했다.
그 아저씨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자기 생각을 말하는데 나름 논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를 많이 하진 않았지만 사고 능력이 꽤 좋다는 생각이 들며 논리적 사고는 어려서의 교육에 의해 형성된다는 생각을 했다.
많이 배우고 적게 배우고 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사고의 틀을 집아주는 교육이 주가 되어야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한 번은 신경이 이상한 환자가 왔다.
발음도 어눌하고 콜라와 초콜릿만 먹었다.
잘 걸어 다니지도 못했다.
질척 질척 쓰러질 듯 걸었다.
의사가 콜라와 초콜릿을 줄이고 식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스파게티가 나와서 혼자 먹는데 국수를 떠서 입 근처까지 올렸다 내렸다만 서너 번 하다 겨우 입으로 넣기를 한번 시도하면서 국수의 반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렇게 먹다 보니 반은 바닥에 떨어졌다. 이것을 간호사가 와서 다 치우고 갔다.
시간이 좀 지나 어린 아들과 아내가 오자 아들 이름을 어눌하게 부르며 꼭 끌어안았다. 사람은 알아보는 것 같았지만 대화를 할 수가 없었다.
우린 그가 무슨 병인지도 몰랐다.
대사이상자인 것 같다는 생각만 했다.
내과지만 참 다양한 환자들이 오갔다.
그 밖의 날들은 1인실처럼 지냈다.
그것도 넓은 1인실....
우리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