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부부의 이야기

21화. 자상한 남편

by 권에스더

막내아들을 낳고 뭐가 잘못되었는지 그 후로 잘 먹지 못하고 앓는 부인이 있었다. 끼니때마다 한 숟갈 먹는다 했다. 두 숟갈만 먹어도 속이 편치 안 다했다.


오랜 기간 못 먹으니 너무 말라 큰 키가 꾸부정해 보이고 큰 눈은 더커 보이고 뼈에 살가죽만 있었다.

살이 좀 있으면 미인이란 소리를 들었을 부인이다.

기운이 없어 집안일도 못했다. 겨우 오전에만 움직인다 했다.


남편은 수시로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게 했다.

위내시경은 물론 대장내시경까지 받게 했는데 그 시절은 대장 내시경이 요즘과 달리 정말 받기 힘든 검사였다. 사람을 거꾸로 매달아 놓고 양동이의 약물을 대장으로 밀어 넣고 장을 씻어낸 뒤 검사를 했다. 검사 후엔 사람이 반 죽었다.


아무리 힘든 검사를 해도 이유를 찾지 못했고 부인은 계속 아팠다. 아픈 지 10년이 넘었다 했다. 겨우 일어나 앉아있을 정도였다.


저녁에 들어오는 남편은 아내가 가여워 보약을 지어 가져오기도 했고 맛있는 것을 사들고 아내만 먹게 해 주었다.


오랜 기간 아프면 주변이 힘든 법이라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 이 남편은 달랐다.

아내를 꼭꼭 주물러주며 "이리 아파서 어쩌노!" 하며 밤마다 애를 태웠다.

그 힘에 부인은 아침에는 남편의 사랑으로 반짝 일어나곤 했다.


그러면서 신기한 것은 힘든데도 부인은 늘 웃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남편의 사랑이 주는 힘이라 생각되었다.

몸은 그래도 사랑받는 자의 넉넉함이 보였다.

힘들어서 누워도 웃음을 띠며 누웠다.

남편의 소원은 오직 하나 아내의 병이 낫는 것이라 했다.

신 아파하는 사람이 있으니 부인은 넉넉해지는 것이다.


부인이 남편 복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남편이면 지겨워하고 집에 들어오기 싫어할 텐데, 지겨워하기는커녕 아내 때문에 애끓는 남편이 있으니 말이다.

사람마다 복이 다다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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