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화. 전생에 나라를 구한 여자
우리는 굉장한 남자 친구를 만났다던지 아주 좋은 일을 만났을 때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저런 복이 있나!"라는 말을 쓴다.
지금 소개하는 부부는 내가 봐도 신기한 그런 부부다.
부부는 둘 다 미국대학에서 학위를 받고 귀국해 남편은 서울에 있는 유명한 대학교의 교수가 되었는데 부인은 자리를 얻지 못했다.
그 시절만 해도 같은 실력이면 남자를 뽑았지 여자는 교수의 구색 맞추기로나 뽑던지 잘 안 쓰려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다 보니 부인은 서울서 2시간쯤 걸리는 지방대 강의를 나가게 되었다.
그러자면 아침 일찍 통근버스를 타는 것이 학교 안까지 들어가 가장 편하게 갈 수 있는 길이었다.
남편은 부인의 몸이 약하다고 생각해서인지 아님 너무 사랑해서인지 평소에도 부인은 자게 두고 본인이 일찍 일어나 아이들을 아침 먹여 학교에 보내고 출근하곤 했다.
아이가 고3일 때도 남편이 다 뒷바라지를 했다.
부인이 강의가 있는 날이면 새벽에 일어나 자는 부인을 안아 차에 태우고 통근버스가 서는 곳에 가서 부인을 통근버스 안에 앉히고 가면 부인은
학교에 도착해 일어나 화장실에서 씻고 강의를 들어간다 했다.
"말이 돼? 안고 가는데 안 깬다고?"
"비몽사몽 자면서가~."
"몸이 약한 게 아니라 너무 둔한 거 아니야? 그럼 옷은 잠옷 입고 가?"
난 너무 질문이 많았다. 남편이 다 챙겨준단다.
통근버스에 사람들이 많이 있을 텐데 아랑곳하지 않고 아내를 안고 들어가는 남편을 상상해 보라! 보통 남자는 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먼저 체격과 힘이 돼야 아내를 부드럽게 안을 것이고 창피를 못 느낄 만큼 아내에 대한 그 무엇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사랑의 힘이라고 생각하면 무척 부러울 따름이다.
어떻게 그렇게까지 사랑할까!
부인을 어찌 그리 아낄까....
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하는 남편도 대단하지만 가만히 받는 부인은 더 대단해 보인다.
아무튼 대단한 부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