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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프니 엄마야

19화. 틀니

by 권에스더

엄마는 어려서부터 입이 짧았다.

밥을 잘 먹질 않고 떡집에 가서 맛있는 떡만 골라먹고 옛날이라 이를 잘 닦지 않고 자곤 하니 이가 어려서부터 많이 상했다.


더구나 시집와서 아이를 낳다 보니 이는 더욱 나빠졌다. 아이 하나에 어금니가 두 개씩 없어졌다 하셨다. 우린 오 남매다.


내 어린 시절 기억엔 엄마의 앞니가 산뿌라 라는 스텐 같은 것으로 싼 그런 이였다. 예전엔 그런 것으로 이를 한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웃으며 찍은 흑백사진에 엄마의 이는 검게 나왔다.

그러다 보니 사진도 몇 장 없지만 웃는 얼굴로 찍은 시진은 별로 없다. 보기 싫어서 웃을 수가 없었다.


내가 초등학교 2학년때이다.

학교에서 와서 빨래를 너는 엄마를 바라보고 있는데 엄마 입이 이상했다.

"엄마~ 입이 왜 그래?"

"흔들리는 이를 다 뽑았다." 하셨다. 솜을 물고 계셨던 것이다.

"이를 다 뽑으면 어떡해?"

"어금니는 틀니 해야지."라 하셔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시간이 갈수록 이는 나빠져서 윗니는 틀니가 대신했다.

틀니를 끼니 이의 색은 정상적인 하얀색으로 바 뀌어 보기에는 더 좋아 보였다.

이젠 웃고 사진 찍어도 됐다.


하지만 틀니도 만든 지 오래되니 잇몸이 줄어 헐거워져서 잘 맞지 않아 고생을 하셨다.

딸기를 먹으면 딸기씨가 잇몸과 틀니사이로 들어가 잇몸을 찔러 먹을 수가 없었다.


"엄마! 틀니 다시 만들자~"라 하면 돈이 아깝다며 치과에 가서 임시방편으로 치료받고 오셨다.

왜 그렇게 이끼기만 했는지,..

그 정도는 할 수 있는 형편이었는데...

우린 방학마다 치과에 가서 검사받게 하셨으면서...

왜 당신의 몸에 쓰는 돈은 아끼셨는지....

엄마도 아끼지 말고 썼으면 내 마음이 덜 아플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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