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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 소담 V

식욕도 닮는다.

by 권에스더

주변에 보면 유난히 식욕이 좋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같은 음식을 보더라도 침을 꿀꺽 삼키는 사람들이 있다. 소화능력이 좋아 침도 위액분비도 왕성한 사람들이다. 소화장애 때문에 못 먹어본 적이 거의 없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는다. 이상한 일이다.

보통은 스트레스가 오면 식욕이 떨어지는데

말이다.


내 남편이 그런 부류이다.

먹방프로만 봐도 침을 삼키며 배가 고프다고 한다.

한 번은 위내시경을 받았는데 내시경줄이 위에 도달하자 위액이 쏟아져 나와 의사 선생님이 "제발 진정하세요. 볼 수가 없습니다!" 스파게티 줄로 오인한 것 같다. 역시 대단한 식욕이다.


이 식욕은 우리 시댁식구들이 다 그렇다.

유전인 것이다. 다른 장기대비 소화기능이 좋아 다들 통통하다. 살 빼기가 어렵다.


이런 식욕을 조절하는 곳은 뇌의 시상하부이다.

머리 가운데 시상이 있는데 하부라 이름을 굳이 따로 붙인 걸 보면 중요부위라 그렇다.


이곳은 하는 역할이 많다.

호르몬 분비의 조절중추이며 성욕조절 체온조절 식욕조절 삼투조절 공포감지 및 몇몇 호르몬을 생산하는 곳이다.


우리가 음식을 먹다가 배가 부르다는 판단도 그래서 그만 먹으라는 판단도 하는 곳이다.

그래서 식사하는 속도가 빠르면 그만 먹으라는 명령이 내려오기 전에 벌써 많이 먹었다. 그래서 비만이 온다. 살을 빼기 위해선 느리게 먹어야 한다.


여기선 식욕 관련 호르몬을 두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하나는 렙틴이다.

이 호르몬은 지방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이다.

그러니 당연히 뚱뚱한 사람이 많이 분비할 것이다.

이 렙틴은 시상하부를 자극해서 식욕을 억제시킨다. 그만 먹으라고....

이대로라면 아주 뚱뚱한 사람은 없어야 하는데 이상하다.


또 다른 하나는 그렐린이다.

이것은 위가 분비한다.

그렐린의 역할은 허기짐을 느끼게 해 밥이 나오면 게눈 감추듯 먹게 만든다.


조금만 배가 고파도 못 견디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 그렐린분비가 왕성한 사람들이다.

우리 아버님과 남편이 이쪽인 것 같다.

닮는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고도비만인데 살을 뺄 방법이 없으면 마지막으로 하는 것이 위절제이다.

그렐린을 줄여 조금 먹게하는 마지막 방법이다.


잘 먹을 수 있는 것은 정말 큰 축복이다.

음식을 두고도 못 먹어본 사람들은 이것이 큰 축복임을 안다.

하지만 지나친 것은 축복이 아니다!

지나치면 병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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